“의료 사각지대서 최고 아닌 최선의 치과진료 펼치고파”
“의료 사각지대서 최고 아닌 최선의 치과진료 펼치고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1.29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이상민 강릉 연희플란트치과의원 대표원장
이상민 대표원장은 “지역 환자들이 그동안 꼭 필요했던 진료를 펼칠 수 있어 매일이 감사하다”며 “그간 쌓아온 임상경험과 노하우는 물론 최신지견들을 의료진과 나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출퇴근길 맑은 공기도 새롭고 지역주민들의 따뜻한 환대도 참 정겹습니다. 무엇보다 임플란트수술이 가능한 치과가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환자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해드릴 수 있어 참 좋습니다.”

10년간 머문 서울을 뒤로 하고 지방에 과감하게 새 둥지를 튼 이상민 강릉 연희플란트치과의원 대표원장. 그는 지역 환자들이 꼭 필요로 했던 진료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 후회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 지방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서울 중심부에서 진료하면서 뿌듯함도 컸지만 강남이라는 지역 특성상 항상 환자들을 바쁘게 봐야 했다. 또 환자가 늘어날수록 평소 애정을 쏟고 있던 의료봉사활동에 소홀하게 됐다. 물론 헬스경향이 추진하고 있는 은둔환자 의료지원사업의 엔젤병원으로서 봉사할 수 있었지만 직접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찾아갈 순 없어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했다.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는 의료사각지대가 많다.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공중보건의가 배치돼 있어 무의촌은 없다고 하지만 지방 환자들의 높은 의학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강원도 영서지역은 교통이 발달해 접근이 비교적 쉽지만 영동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실제 영서지역 환자들은 서울에서 종종 진료하기도 했는데 영동지역 환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까지 갈고닦아온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영동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었다. 

- 서울과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크게 세 가지이다. 먼저 서울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맑은 공기를 출퇴근길 느낄 수 있다. 진료 면에서는 구강상태가 안 좋은 환자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지방에는 응급실이나 분만시설뿐 아니라 치과 수도 절대적으로 적다. 비싼 진료비는 물론 진료 범위에도 한계가 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도 “여기선 임플란트수술이 가능한가요?”이다. 

또 서울에서는 환자에게 치료과정을 설명하는 코디네이터를 별도로 채용했는데 지방은 치과진료에도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약한 편이다. 그렇다 보니 해당 직원을 채용할 때도 어려움이 많았다. 환자들도 이 시스템이 어색해 데스크에서 무리한 언행을 하기도 한다. 이제 정부에서도 환자 만족도를 중요시해 의료기관을 평가한다. 지방 의료기관에서도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려는 노력이 많아져야 한다.  

이상민 원장은 임플란트에 관한 모든 부분을 자신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그는 구강카메라와 큐레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진단하는 예진실, 수술을 위한 마취와 주의사항을 설명하는 수술 전 준비실, 임플란트수술을 시행하는 수술실 등 동선 구성에도 특별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상민 원장은 임플란트에 관한 모든 부분을 자신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그는 구강카메라와 큐레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진단하는 예진실, 수술을 위한 마취와 주의사항을 설명하는 수술 전 준비실, 임플란트수술을 시행하는 수술실 등 동선 구성에도 특별히 신경 썼다고 말했다.

- 현 치과의 특별한 진료시스템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서울에서는 당시 병원 이름(굿라이프치과병원)처럼 환자의 좋은 인생을 위해 대학병원보다 빠르게 전문적인 진료를 하자는 비전을 갖고 있었다. 이에 통합치의학과, 보철과, 치주과, 교정과 등 과를 세분화해 진료하는 종합병원 시스템을 운영했다. 하지만 각 전문의에게 진료받은 후 필요 시 협진하다 보니 환자 한 명에 대한 진료시간이 길어져 오히려 대기 환자들이 많아졌다. 의료진 간 소통 부족으로 환자에게 재차 설명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점만큼은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자신있는 임플란트는 혼자 진료해 완성도를 높이기로 했다. 배가 많으면 사공으로 간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 서울보다 임대료가 저렴하다 보니 장비 구입과 인테리어에 좀 더 공을 들여 쾌적한 공간을 완성했다.

또 개인적으로 현재 오스템 임플란트 연수센터(OIC)의 강사를 맡고 있어 임플란트에 필요한 최신 제품을 먼저 사용할 수 있다. 감염관리는 물론 멸균소독의 프로토콜을 철저히 준수해 임플란트 재료들이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 의료진에게도 주기적인 세미나를 통해 감염관리교육을 진행하고자 한다. 

- 치과진료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현 지역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치과에서의 디지털장비는 크게 디지털 영상장비, 스캔장비, 기공장비로 나뉜다. 디지털 영상장비는 지방 의료기관도 대부분 구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스캔과 기공장비 도입에는 어려움이 많다. 비용은 물론 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장비를 들이더라도 서울처럼 내부에 기공소를 두고 손발을 맞추기는 어렵다. 외부기공소를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디지털 스캔장비를 구비한 치과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보니 기공업계의 관심도 크지 않은 것이다. 

고민 끝에 10년간 서울에서 손발을 맞췄던 기공소와 협업하기로 했다. 디지털 스캔장비 자료를 서울로 전송해 해당 기공소의 디지털 기공장비로 완성도 높은 보철물을 제작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또 임플란트 관련 디지털 의료기기는 오스템 등 전문기업에 전량 맡기기로 했다. 물론 내부에 기초적인 기공장비는 구비해 최종 마무리는 직원들과 직접 하고 있다. 앞으로 영동대학교, 오스템 임플란트와 산학협력을 추진해 강릉에서도 온전한 디지털 치과진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이상민 원장은 “현실적으로 원데이 임플란트는 불가능하다”며 “임플란트는 수술계획부터 수술 후 유지보수까지 매우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처음 세웠던 진료철학에는 변함이 없나. 

빠른 치료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치과들이 많지만 임플란트만 해도 매우 긴 호흡이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수술이 끝이 아닌 관리의 시작이라고 얘기할 만큼 수술 후 유지보수과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절대자가 아니다. 최고의 진료, 최상의 진료를 공수표로 내세우기보다 적어도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진료는 하지 말자’는 주의다.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열악한 지방의 의료환경을 실감한 후에는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역 의료진에게 최신지견을 전파할 수 있는 세미나와 교육 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환자의 인생까지 생각하는 넓은 시야를 갖고 진료하겠다고도 굳게 마음먹었다. 치과의사는 환자의 구강건강을 회복시켜 인생 자체를 변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은둔환자 의료지원사업을 통해 활짝 웃지 못했던 환자에게 미소를 선물했고 사회로 다시 나아갈 자신감을 심어줬다. 

- 의료봉사에 대한 의지도 변함없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이미 지역 복지관 등과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은둔환자 의료지원사업은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라 더 감사한 마음이다. 이곳으로 온 이유도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에게 좀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하고 싶어서였다. 진료실에서뿐 아니라 방문진료, 나눔의료를 통해 치과진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진료를 펼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