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19금] 자위, 그 은밀한 세계
[당당한 19금] 자위, 그 은밀한 세계
  • 최신혜 기자
  • 승인 2014.02.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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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개봉했던 영화 ‘몽정기’는 갓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은밀한 호기심을 극적으로 다뤄낸 영화다. 특히 사발면(컵라면) 등을 이용한 자위 장면은 성인관객들에게까지 큰 충격을 안겼다.

자위란 자신의 성기를 손이나 특정물체 등으로 자극해 쾌락·성적 만족을 얻는 행위로 사춘기시절부터 노년기까지 남녀노소의 은밀하면서도 보편적인 일상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위를 시도하지만 항상 부끄럽고 비밀스러운 행위로 치부돼 거의 공론화되지 않는다.

자위의 이유는 다양하다. 사람들이 공통으로 꼽는 자위의 이점은 상대의 존재유무와 관계없이 스스로 원하는 부위를 자극해 쾌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성관계 대상이 없으며 성교 자체가 금기시되는 사춘기청소년들, 연애·결혼하지 않은 성인이나 권태기 연인·부부, 배우자와 사별했거나 성적 만족도가 일치하지 않는 노인들이 자위를 통해 성적 만족을 얻는 경우가 많다.

남녀 각각의 자위방법은 어떨까. 직장인 성경태(30) 씨는 “남성의 90% 정도가 음경을 손으로 강하게 마찰해 정액을 배출하는 식으로 쾌감을 느낀다”며 “이때 취향에 맞는 야동을 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는 과일이나 여성모형 등 특이한 사물을 이용해 자위를 시도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자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성 역시 자위를 통해 쾌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박지영(33) 씨는 “당연히 여성도 자위를 할 수 있고 이는 건강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당히 딜도를 사는 여성들이 미국드라마 내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자영업자 이수정(30) 씨와 대학원생 유지연(27) 씨는 “남편(남자친구)과 관계 전 자위를 통해 전희시간을 줄인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빨리 달아오르는 남성과의 흥분속도를 맞추기 위한 방법으로 자위를 이용한다는 참신한 발상이다.

자위를 무리하게 참으면 신체에 부담을 주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무조건 금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일부에서는 이를 성기능 치료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과도한 자위행위는 성적쾌감을 감소시킬 수 있고 피로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횟수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며 “자위횟수가 지나치게 잦거나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집착하고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상담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방식의 자위는 신체에 큰 무리를 줄 수 있어 더욱 조심하는 것이 좋다. 극단적 예로 2011년에는 브라질의 16세 소년이 쉬지 않고 42번 자위를 한 뒤 끝내 사망한 참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실제 자위를 통해 절정을 경험한 남성에게는 심장의 압박감, 동통감, 심계항진 등 심장과 관련된 질환은 물론 귀두염·요도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여성의 경우 잦은 자위로 음핵이 늘어나거나 커질 수 있고 방광염, 질염, 대하증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이밖에 자위행위에 대한 죄의식, 강박관념으로 인한 신경쇠약증, 신경성배뇨장애, 빈뇨도 나타날 수 있다.

자위는 성욕을 해소하는 건강한 행위이지만 ‘미완의 성교’다. 따스한 체온과 눈빛, 함께 하는 호흡에서 느껴지는 성적 쾌감은 분명 사랑하는 사람만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보다 ‘함께’가 아름다운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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