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여성에게 숙명과도 같은 소변질환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여성에게 숙명과도 같은 소변질환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3.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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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대부분의 여성은 소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소변 보기가 불편해져도 수치심에 숨기려고 한다. 소변질환은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받아야 하지만 의외로 무슨 과를 가야 할지 고민하는 여성들도 많다.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방광염이나 요실금을 비롯한 소변질환은 여성의 사회활동을 위축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여성들은 비뇨기질환으로 인한 소변의 불편함을 여성으로서 겪는 당연한 현상으로 여기거나 창피해 혼자서만 끙끙 앓으며 그냥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소변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감 상실,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기도 한다.

사실 소변보는 행위는 일상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다. 소변 횟수는 하루 6~8회로 일 년이면 무려 2500여회 가까이 되니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남성보다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여성은 배뇨에 문제가 생기면 불편함이 배가 된다. 여성 누구나 겪는 소변질환은 나이와 관계없이 흔히 발생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복잡한 현대생활로 인해 더욱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성에게 언제든 소변의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방광염, 과민성방광, 요실금이다.

방광염은 소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일생에 최소 한 번은 앓는다고 할 정도로 여성들의 숙명적인 질환인데 특히 중년여성의 30% 정도가 겪는다. 과민성방광은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이 마려우면 급해서 참을 수 없어 빨리 화장실을 가야 한다.

요실금은 40대 이후 여성의 40%에서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소변을 지리는 증상으로 마음 놓고 웃지도, 뛰지도 못하고 소변이 샐까 하는 걱정에 외출을 꺼리게 된다. 결국 삶의 의욕까지도 떨어진다. 

여성에게 소변질환이 잘 생기는 이유는 여성 특유의 하부요로구조와 생리습관 때문이다. 여성은 요도의 길이가 짧고 소변을 조절하는 요도괄약근이 덜 발달해 있다. 또 요도의 위치가 질과 항문에 가까워 장내세균에 의해 감염되기 쉽다.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는 방광과 골반근육에 무리가 가고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질이 건조해지며 방광과 요도의 탄력이 저하돼 외부 세균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

소변질환에 취약한 여성들은 배뇨건강에 따라 삶의 질과 만족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성의 소변건강에는 규칙적인 배뇨와 배변습관이 중요하다. 소변을 억지로 오래 참거나 마렵지도 않으면서 일부러 자주 가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배변 후에는 항문 주변의 세균이 질과 요도로 옮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앞에서 뒤쪽으로 닦는다.

일반적인 생활습관으로는 물을 자주 마시고 과식이나 과음, 흡연을 삼가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평소 몸을 많이 움직이고 수시로 스트레칭해 골반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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