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얘기 들어주고 공감할 어른”
“위기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얘기 들어주고 공감할 어른”
  • 백영민 기자 (newbiz@k-health.com)
  • 승인 2024.02.28 16: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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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진숙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위(Wee)센터 청소년 전문상담사
백진숙 상담사는 “청소년이 다양한 위기상태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면 관심을 갖고 먼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이때는 강요보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통계청이 발간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0~17세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2021년 기준 10만명당 2.7명에 달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고민을 함께 해결해줄 사람을 찾지만 정작 그들 곁에는 무관심과 냉대, 성적 위주의 냉혹한 평가 등이 존재할 뿐이다.  

백진숙 씨는 늦깎이 상담사이다. 중학교 음악교사 출신으로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상담사, 청소년상담사, 임상심리사 등 11개의 상담 관련 자격증을 취득 후 현재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위(Wee)센터에서 청소년 전문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뒤늦게 상담사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백진숙 상담사를 만났다.

- 늦은 나이에 청소년 상담을 공부하게 된 동기는.

음악교사 시절 반 학생들이 부모님과의 갈등, 우울증, 폭력적인 성향 등 다양한 위기를 겪는 것을 보면서 기회가 되면 위기청소년과 부모를 상담하는 상담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학생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자녀들이 대학입시를 마친 후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학위를 취득하고 6년간 다양한 상담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 상담학을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늦은 나이인 만큼 다독, 과제, 보고서 작성, 자격증 공부 등에서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가족의 배려와 집중력 훈련으로 결단력, 직관력, 공감 능력이 향상됐고 이제는 별 무리가 없을 만큼 상담 업무에 적응했다. 공부의 원동력은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부모 같은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위기청소년에 대한 사랑이었다.    

- 교육현장에서 느낀 위기청소년의 상담 필요성은. 

많은 청소년이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와 부모들의 무리한 학업적 강요, 생업으로 바쁜 부모들의 무관심 등에 노출돼 있다. 자식들의 꿈과 상황, 심리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아예 고정관념과 강요로 무장한 어른들의 대화방식은 많은 청소년을 궁지로 내몰고 탈선하게 만든다. 이들의 얘기를 함께 들어주고 아파하면서 돌파구를 찾아 줄 어른이 필요하다.

- 직접 상담한 청소년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최근 위센터에서 도벽, 학교폭력가해, 가족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황시원(가명, 13세, 남양주 거주) 군을 만났다. 감정코칭을 접목한 강점 강화를 통해 특기나 취미를 찾던 중 음악에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황 군과 함께 키보드로 일본 애니메이션 OST를 연주하면서 잠재력 계발에 주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환각증상, 우울, 자살동기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황 군은 탁월한 리코더 연주 솜씨까지 뽐냈다. 음악을 활용한 예술동작 치료효과가 드러난 것이다. 부모님과 통화해보니 현재 황 군은 충동 성향과 갈등이 없어지고 부모님과도 정상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 다양한 갈등상태에 놓인 청소년들에 대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또는 주변 청소년이 다양한 위기상태에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하면 관심을 갖고 먼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때 많이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다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가까운 사설센터나 무료로 상담을 제공해주는 공공기관 등에 의뢰해 단기해결 중심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 1회의 상담만으로도 회복되는 것을 자주 경험했다.

- 인생 후반기에는 상담 관련 사회봉사를 꿈꾸고 있다고.

향후 개인상담, 부부상담, 가족상담과 함께 아동청소년 집단상담 프로그램이나 부부집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양한 지역사회에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 교육청에 근무한 경험과 과거 교사경력을 바탕으로 선생님의 고충 상담 영역도 확장하고 도박중독예방강사과정 자격증을 활용해 알코올, 도박 등 중독상담에도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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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2024-02-28 16:49:49
중년에 새로운 도전을 하셨네요 ~~
관계속에 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하시는
어렵지만 훌륭한 상담 하시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