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마다 영상 보며 마음 회복…성격장애, 자조치료로 기존 심리치료 한계 극복
힘들 때마다 영상 보며 마음 회복…성격장애, 자조치료로 기존 심리치료 한계 극복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4.02.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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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백병원 김율리 교수, 회복지향 자조치료 개발
자조치료 병행 시 불안 및 자해행동↓, 탈중심화 능력↑
김율리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성격장애는 인격이 지나치게 편향된 상태로 고정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적이나 직업적 기능에서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거나 본인 스스로 괴로움을 느끼는 질환이다.

성격장애환자들은 정서적문제와 대인관계 갈등을 겪으며 장기간에 걸친 심리치료가 일차적으로 권장된다. 하지만 고강도의 심리치료를 장기간 받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대다수의 환자가 치료받지 않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기존 심리치료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 임상현장에 큰 활력이 될 전망이다.

성격장애환자들에게 보드캐스트(동영상클립)를 활용해 자조치료를 시행한 결과 불안과 자해행동은 감소하고 치료 종료 후 탈중심화(객관화) 능력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와 인제대학교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가 성격장애환자들을 위한 자조적 심리개입 치료법을 개발,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성격장애의 핵심병리에 개입하고자 대인관계 갈등 조절과 힘든 감정의 해결, 회복기술의 공유, 정신화기법, 긍정사고 등의 내용을 성격병리로부터 적응적으로 회복한 경험자의 독백형식으로 전달했다. 이를 일련의 동영상 클립으로 제작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의 힘든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은 실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성격장애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시험을 진행했다. 실험군은 기존 진료에 자조치료를 부가했으며 대조군은 기존 진료만을 지속하게 했다. 실험군은 진료실 밖에서도 실시간으로 필요할 때 이 영상들을 시청했으며 연구진은 주 1회 환자와 전화를 통해 회복동기를 강화하고 사용을 독려했다. 개입은 4주간 지속했으며 8주간 추적관찰했다.

자조치료법 중 인간관계 연습하기 영상 화면. 김율리 교수는 모든 성격장애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면 접근이 용이한 저강도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연구결과 자조치료를 병행한 실험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불안과 자해행동이 감소했으며 치료 종료 후 탈중심화(객관화) 능력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율리 교수는 “성격장애 치료는 완치의 개념보다 사회적·직업적 적응을 돕는 ‘회복’의 개념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성격장애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면 접근이 용이한 저강도치료를 보급하고 저강도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고강도의 장기치료로 연계하는 단계적 접근법이 효율적”이라며 “특히 보드캐스트(동영상클립)를 활용한 회복 지향적 자조개입은 장기간 고강도 심리치료를 받기 어려운 많은 사람에게 일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치료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정신의학저널 오픈(BJPsych Open, IF 5.4)’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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