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노년기 삶 좌우하는 척추건강,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특별기고] 노년기 삶 좌우하는 척추건강,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 정덕희 제주 365경희부부한의원 대표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2.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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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희 제주 365경희부부한의원 대표원장

약 20여년 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이제 완연한 고령사회로 100세가 넘는 노인 인구가 77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부모로부터 타고난 기운을 선천품부(先天稟賦)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하게 잘 타고난 몸이라 해도 오랜 시간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런저런 질병이 생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83세 이상이지만 이 중 질병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건강수명’은 66세에 그친다.

그렇다면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척추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척추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척추뼈는 33개의 뼈로 구성돼 있으며 위로는 두개골을 지탱하고 아래로는 골반과 연결돼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직립보행을 해 수직으로 많은 압력이 전달되는데 특히 현대인은 잘못된 자세나 작업 및 생활습관에 의해 척추의 만곡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경우가 많다. 우리가 거북목이나 척추측만증환자들을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노년기에 접어들면 추간판이나 기타 척추 구조물들의 퇴행성 변화에 기계적 압력이 더해져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같은 질병도 쉽게 발생한다.

뼈와 근육을 이루는 세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닌 유기체이기에 수많은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각 세포마다 수명이 다르다. 심장근육 세포와 뇌세포처럼 우리와 일생을 함께하는 세포도 있지만 피부세포처럼 한 달도 채 안 되는 수명을 갖는 세포도 있다. 또 뼈의 조직을 이루는 세포는 10년 정도, 근육세포는 그보다 훨씬 긴 20년 정도의 수명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한 세포가 수명을 다하면 다른 세포가 태어나 그 자리를 대체한다. 피부관리를 받으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매끄럽고 고운 피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피부세포의 수명이 짧은 것과 관련 있다. 이에 비해 뼈와 근육세포는 수명이 길어 원래의 조직을 대신할 새로운 뼈나 근육조직을 얻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전 또는 자동차도 잘 정비하면 남들보다 훨씬 오래 쓸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몸도 평소 얼마나 잘 가꾸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 오래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같은 값이면 수명이 짧은 피부세포에 투자하는 것보다 뼈와 근육처럼 수명이 긴 세포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한의학에서 척추질환을 예방·관리하는 방법으로는 대표적으로 침치료, 약침치료, 추나치료가 있다. 우리 몸의 경락 중 독맥(督脈)과 방광경(膀胱經)이 척추를 지나는데 이들 혈자리의 침 자극과 주변 근육 및 인대를 강화하는 전침치료 등이 유효하다. 다발적인 통증과 오래된 퇴행성 통증에는 한약 처방도 큰 도움이 된다. 또 최근에는 한의사가 직접 척추에 수기요법으로 치료하는 추나요법의 대중화 및 최신 감압치료기 등의 도입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척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의사로서 자주 하게 되는 말 중에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治未病)’이라는 말이 있다. 이미 병든 것을 치료하기보다 병들기 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척추 건강 또한 나빠지기 전 미리미리 관리하는 것이 좋다. 피부세포는 혹시 잘못되더라도 재생주기가 짧아 금방 재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뼈와 근육세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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