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눈에 보이지 않는 ‘잠복고환’, 중성화수술로 해결하자!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눈에 보이지 않는 ‘잠복고환’, 중성화수술로 해결하자!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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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땅콩수확’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땅콩은 고환을 귀엽게 부르는 말이다. 고환은 하나의 쌍을 이루고 있는데 그 모양이 땅콩처럼 생겨 이름이 붙여졌다. 따라서 수컷 반려동물의 중성화수술을 ‘땅콩수확’이라 부르기도 한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고환은 태어난 직후에는 배 안에 있다가 성장하면서 사타구니 쪽에 있는 통로(서혜관)를 통해 내려가고 음낭에 자리 잡는다. 대부분 생후 4개월 정도가 되면 자리를 잡는데 이후에도 고환이 정상위치로 내려오지 않으면 잠복고환이라고 말한다. 잠복고환은 고양이보다 강아지에게 발견될 확률이 높으며 그중 토이푸들,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와 같은 소형견에서 발생률이 더 높다. 고양이도 잠복고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페르시안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잠복고환이 있는 고양이는 다른 선천적 이상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좋다.

잠복고환의 위치는 먼저 한쪽만 있는 편측성 잠복고환과 두 쪽 다 내려오지 못한 양측성 잠복고환이 있다. 편측성 잠복고환이 더 일반적이며 한쪽이라도 있으면 정자생성은 가능하다. 또 피하잠복고환, 복강잠복고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 피하잠복고환은 고환이 내려오기는 했지만 정상위치가 아니라 피부밑(피하)에 자리를 잡은 상태를 일컫는다. 피부밑의 고환이 손으로 만져지거나 혹처럼 볼록 튀어나오기도 한다. 복강잠복고환은 고환이 복강 안에서 아예 내려오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고환이 피하보다 더 안쪽에 있어서 촉진과 초음파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해 고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잠복고환은 통증이 없을 뿐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티가 나지 않아 보호자가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만약 잠복고환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고환이 꼬이는 고환염전이 발생해 혈액공급이 차단될 수 있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또 정자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게 된다. 특히 고환 양쪽이 모두 내려오지 않는 양측 잠복고환이라면 불임일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고환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잠복고환의 고환종양 발생가능성은 정상고환에 비해 무려 13배 이상 뛰게 된다. 만약 고환종양이 됐을 때는 배 안에 종괴가 만져지거나 배가 불룩해져 몸에 색소침착이 오기도 한다.

치료법으로는 대략 세 가지를 제안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호르몬 근육주사를 놓는 것이다. 이는 생후 4개월 이전의 반려동물에게 추천되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두 번째는 고환고정술이다. 잠복한 고환을 음낭 안에 고정하는 수술이다. 고환고정술은 임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잠복고환이 유전적 질환인 것을 고려한다면 잠복고환이 있는 반려동물의 번식은 추천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중성화수술이다. 잠복고환을 해결할 방법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잠복고환의 위치에 따라 수술방법이 달라진다. 피하잠복고환은 해당 부위의 피부만을 절개해 고환을 제거한다. 복강잠복고환은 개복수술로 복강에 있는 고환을 제거한다. 중성화수술은 고환암뿐 아니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종양, 항문선종 등 생식기 관련 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반려동물마다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 고환이 내려오는 시가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고환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예도 있다. 하지만 고환이 내려올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 생후 6개월이 지나도록 잠복고환이 내려오지 않는다면 중성화수술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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