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아청소년암환자의 응급상황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방 소아청소년암환자의 응급상황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3.07.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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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김미애·이종성·최재형 의원, ‘소아청소년암 필수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 토론회’ 개최
소아청소년암환자 치료와 관련한 지역 불균형이 뚜렷해지면서 지방 환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늘 국회에서는 소아청소년암 진로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국내 소아청소년과의 인력 부족으로 인한 필수의료체계 붕괴 우려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나마 있는 인력마저도 수도권 병원에 쏠려있어 지방에 있는 소아청소년이 응급상황에 처할 경우 대처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 이에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치료와 재활에 집중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의료환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오늘(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소아청소년암 필수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 향후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정숙 의원(국민의 힘)은 “소아청소년암은 고강도·노동집약적인 의료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치료비용과 수가가 낮아 관련 진료 병원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토론회가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의 붕괴를 막고 소아청소년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어디서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재형 의원(국민의힘)은 “소아청소년암은 치료강도와 중증도가 높아 특성상 성인암보다 많은 자원과 시간이 요구되지만 저출산·저수가 구조 및 낮은 수익성 등으로 관련 전문인력과 치료 인프라가 위축돼 있다”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권역별 거점병원 육성을 중심으로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은 “지난해 기준 강원·경북·울산 지역은 소아혈액종양전문의가 부재하거나 후임이 없어 소아청소년 암환자의 입원 진료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소아청소년암은 고난이도·고강도·고위험분야인 만큼 붕괴 위기인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의 유지를 위한 권역별 거점병원 육성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늘 토론회의 좌장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 국훈 교수가 맡았으며 국립암센터 김영애 암관리정책부장이 ‘소아청소년암’이라는 주제로 첫 발제의 문을 열었다.

김영애 부장은 “소아청소년암은 고강도 항암화학요법이 필수적이며 성인암에 비해 진료의 노동 중증도가 3배 이상 높다”며 “진단 이후 치료 종료까지 성장 발달기에 1~2년간 집중치료가 필요하며 교육 공백 발생 등 일상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전문인력이 수도권 병원으로 집중돼 지방거주 소아청소년암환자와 가족의 삶이 붕괴되고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영애 부장은 “2020년 기준 국내 새롭게 발생한 소아청소년암환자는 1365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6.6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백혈병(353명, 25.9%), 비호지킨림프종(185명, 13.6%), 뇌 및 중추신경제(156명, 11.4%) 순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전국 소아혈액종양 교수 69명 중 43명인 총 62.3%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이로 인해 수도권과 지방의 소아청소년암 치료 인프라 격차가 발생해 지역 내 소아청소년암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소아청소년암 필수진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인력보강, 근무조건 개선 등 소아청소년 혈액종양분야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화순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백희조 교수가 ‘소아청소년암 거점기관 중심의 진료체게(안)이란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백희조 교수는 소아청소년 혈액종양 진료체계의 문제점으로 ’인력부족 및 기존인력 업무 과중‘와 관련 ▲세부전문의 부족 ▲주·야간 진료의사 부족 ▲담당간호사 부족 ▲진료지원인력 부족을 꼽았고 ’지역 내 병원의 진료 역량 감소‘에 관해서는 ▲세부전문의 부족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지역 의료서비스 인식문제 등을 꼽았다.

백희조 교수는 “현재 혈액종양 진료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과 진료지원인력 등 인력을 보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추가 근무수당과 주당 근무시간 상한제 설정(60시간) 및 신규 전문의 지원 시 적절한 근무조건이 제공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거점기관 중심의 진료체계로는 소아혈액종양 세부전문의와 촉탁의 타분과 전문의 기반으로 필요 시 연계와 협진이 이뤄져야 한다”며 “진료지원인력인 담당간호사와 약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과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윤 교수가 ‘거점 소아청소년암 개방형 진료체계(안)-대구·경북지역’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지윤 교수는 미국의 ‘미국의 개방형 병원 제도’를 대표 사례로 들면서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 제도는 지역 내 입원 및 전문적 치료를 요하는 환자가 발생할 경우 외부 독립적인 의료진이 2·3차 의료기관인 병원과 계약을 체결해 진료를 의뢰하고 해당 병원은 외부의사가 장비 및 인력 등의 자원을 활용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병원을 개방하는 ‘개방형 진료체계’를 말한다. 

김지윤 교수는 “칠곡경북대학병원 개방형 진료체계 운영계획안은 지역의료진이 연합해 과로 부담을 분산하는 것은 물론 지역 소아혈액종양환자 진료기능을 지속하고 지역 내 진료 완결 요구도를 수용할 수 있다”며 “타 지역 환자의 연계 진료 기능 지속과 공공성 기여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역 전문의의 이탈 방지와 신규 전문의 유입 환경을 형성해 궁극적으로 지역 진료체계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선임연구위원, 충남대병원 임연정 부교수, 황미옥 환자 보호자, 중앙일보 신성식 기자, 보건복지부 박향 공공보건정책관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은 “필수의료체계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아청소년암을 비롯한 소아청소년 중증질환 치료문제도 심각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현재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전국에 69명에 불과한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이 또한 수도권 병원에 집중돼 있어 지방의 경우 응급상황 대처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무너져가는 소아청소년암 필수진료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시점”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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