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좋은 설탕·건강한 소금
[먹거리 탐구생활] 좋은 설탕·건강한 소금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4.01.17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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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설탕 문제로 시끄럽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하루 10티스푼의 설탕 섭취한도를 절반으로 줄이는 권고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더니 설탕을 또 다른 담배로 규정해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영·미 의사·학자들이 만든 액션온슈거(Action On Sugar)의 목소리도 외신을 타고 흘러나온다. 정작 성인병의 주범은 포화지방이 아니라 설탕이라는 주장도 얼마 전 제기된 바 있다.

설탕이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설탕을 안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공식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설탕이고 가정에서도 음식의 맛을 높일 때 자주 사용하는 것이 설탕이다. 무조건 줄이자니 금단현상이 생겨 더 먹고 싶게 되고 식품업체 입장에서도 맛을 위해 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설탕은 정백당이라고 불리는 하얀색의 정제설탕이다. 정백당은 사탕수수를 화학적 정제과정을 통해 순수하게 당성분만을 남겨놓은 것이다. 정제과정에서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없어짐으로써 우리 몸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지수를 급격히 높이고 인슐린분비를 촉진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비정제방식으로 만들어진 유기농설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정제설탕은 화학적 정제 대신 원심분리방식으로 당분을 추출해 칼슘과 마그네슘, 인 등 미네랄성분이 설탕에 남아있다. 설탕 자체를 적게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안 먹을 수 없다면 당분을 천천히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는 비정제당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금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가공식품에는 정제염이 주로 쓰인다. 정제소금은 바닷물을 이온분리해 다른 성분은 모두 제거하고 순수하게 염화나트륨(NaCl)성분만을 남겨놓은 것이다. 깨끗하고 짠맛을 일정하게 내 식품원료로 많이 쓰이지만 혈압을 높여 각종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킨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국산천일염은 염화나트륨함량이 80%대로 염도 자체도 낮지만 다양한 미네랄성분이 섞여 있고 이 미네랄들이 체내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압을 낮게 유지한다는 보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깨끗하고 순도 높은 식품보다는 다소 색깔이 누렇더라도 정제되지 않아 거친 식재료들이 몸에 더 좋은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는 이미 가공식품과 외식생활에 너무 많이 노출돼 있어 몸에 해롭다고 무조건 줄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량생산을 위해 깨끗하고 균일하게 정제된 원료도 필요하지만 가급적이면 복합물 상태 그대로를 섭취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소금이든 설탕이든 어차피 먹어야한다면 가급적 화학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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