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세보효과, 녹내장환자 안압도 낮췄다
플라세보효과, 녹내장환자 안압도 낮췄다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05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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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 연구팀, 연구결과 발표
메타분석으로 녹내장환자 안압 10% 감소효과 확인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 연구팀이 녹내장 치료에 있어 가짜 약이 실제 안압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 연구팀이 녹내장 치료에 있어 가짜 약이 실제 안압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가짜 약(위약)이 녹내장환자의 안압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종의 낙관적 믿음이 실제 안압을 낮춘다는 것.

위약, 일명 플라세보효과는 생리학적 영향이 없는 가짜 약을 복용했는데도 상태가 개선되는 현상을 말한다. 임상시험을 통해 우울증·통증·천식·파킨슨병·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과 증상에서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서울대병원은 안과 김영국 교수 연구팀(충남대병원 최수연 교수, 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이 지난해 6월까지 발표된 녹내장 안약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논문을 검토해 녹내장 안약의 위약효과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 중 하나로 국내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나타낸다. 시신경손상이 진행되는 녹내장은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질병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신약이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위약군과 효과 비교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녹내장 안약 관련 위약효과를 정량화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 충남대병원 최수연 교수, 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 충남대병원 최수연 교수, 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

연구팀은 PubMed, Cochrane Library, EMBASE 등 학술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안압감소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결과들을 통합해 표본 7829안을 확보했다. 최종분석에는 33개의 위약군(2055안)과 7개의 비치료군(1184안)이 사용됐다. 연구결과 총 33개의 위약군에서 투약 전과 비교해 투약 2개월째에 1.30mmHg만큼 안압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 치료군·위약군·비치료군으로 나눠 안압감소효과를 비교분석했다. 치료군에는 안압감소 기전별로 ▲프로스타글란딘유사체군(570안) ▲베타차단제군(820안) ▲알파-2효능약군(288안) ▲탄산탈수효소억제제군(1560안) ▲기타군(1352안)이 포함됐다.

분석결과 위약군은 비치료군에 비해 2.27mmHg만큼 안압감소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 값은 시간에 따른 질병경과가 반영된 순수 위약효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상환자들의 치료 전 평균 안압이 22.7mmH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의 안압감소를 보였다는 것. 그러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녹내장환자들에서 안압감소치료의 위약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준다고 설명했다.

김영국 교수는 “플라세보효과는 낙관적인 믿음이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경우”라며 “진료현장에서 녹내장 안약을 이용한 안압감소치료가 상당한 위약효과가 있다고 인식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안과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Ophthalm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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