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기관, 환자중심 모델로 거듭나야”
“일차의료기관, 환자중심 모델로 거듭나야”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4.2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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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의원, ‘한국형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일차의료발전방향 토론회’ 개최
토론회
오늘(25일) 국회에서는 ‘한국형 주치의제도’의 현장적용, 지속가능성, 타당성 여부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국형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일차의료발전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 

일차의료기관은 국민 곁에서 가장 먼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으로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지역 헬스케어의 핵심이자 근간이 되는 지역사회자원이다. 하지만 국내 일차의료기관은 진료과목을 중심으로 분절화·파편화돼 있어 특히 만성질환자에게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형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한 일차의료발전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이 주관했다. 

토론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 백종헌 의원,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서범수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의원(이상 국민의힘),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박지영 만성관리실장,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김성우 원장, 홍무표 행정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미애 의원
김미애 의원은 오늘 토론회가 환자중심 맞춤형 일차의료서비스가 정착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미애 의원은 “현재 급속한 만성질환자 증가로 사회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의료체계구축이 시급하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한국형 주치의제도’의 현장적용, 지속가능성, 타당성 여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우리나라 일차의료는 복합적인 보건의료욕구를 충족하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에는 보완점이 많은 현실”이라며 “이에 공단은 지역기반 환자중심의 ‘한국형 주치의 모델’을 개발하고 올해 모형의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식 의원은 “국민건강에 대한 욕구가 나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이를 따라가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성우 원장은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의료계에서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으며 특히 그중 하나가 만성질환관리”라며 “일산병원에서 ‘한국형 주치의 모델’이 시범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며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준 교수
임준 교수는 일차의료기관이 환자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환자중심적, 여러 직종이 어울린 팀 접근, 지역사회기반 보건의료 제공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회사 및 환영사에 이어 본격적이 토론회가 시작됐다. 토론회는 대한가정의학회 임종한 이사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첫 발제는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임준 교수가 ‘동네의원 중심의 포괄적 일차의료 모형’에 대해 발표했다.

임준 교수는 “일차의료기관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으며 건강문제 조기발견, 더 나은 의사소통, 편의성 등에서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수행 미흡, 만성질환관리 등에서 문제점을 보이며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것들을 고려한 포괄적 일차의료모형은 환자중심적, 여러 직종이 어울린 팀 접근, 지역사회기반 보건의료 제공을 지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모형의 단계별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준 교수는 포괄적 일차의료모형은 ▲일차의료 포괄성 강화 ▲일차의료 환자중심성 강화 ▲지역사회 일차의료 거버넌스 강화 ▲일차의료의 ICT 활용강화 ▲근거기반 일차의료체계 강화 ▲기존 일차의료 기반 다양한 시범사업 포괄 등을 통해 보건의료 제공체계의 효과성, 효율성, 형평성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배 교수
박성배 교수는 만성질환관리 및 생활습관관리, 예방접종, 건강검진 등의 임상예방서비스와 조정기능을 제공하는 보건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성배 교수가 ‘지역기반 환자중심 일차의료 제공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박성배 교수는 “빠른 고령화로 인해 유질환자, 기능저하자 등이 증가하며 의료비용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며 “따라서 만성질환관리 및 생활습관관리, 예방접종, 건강검진 등의 임상예방서비스와 조정기능을 제공하는 보건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일차의료기관의 현황을 살펴보면 단과전문의, 단독개원이 대부분으로 기능적 일차의료기관의 비율이 적은 상황이다. 또 케어코디네이터 고용이 10.1%로 저조해 다학제팀을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다. 따라서 기능적 일차의료의 핵심인 최초접촉, 포괄성, 조정기능, 지속성을 가진 의료서비스 제공 등이 수반돼야 한다.

지역기반 환자중심 일차의료개선을 위해서는 의료의 질 향상, 의료비 절감, 환자경험 향상, 의료진경험 향상 등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일차의료의 기능을 병원중심에서 지역중심체계로 변화시켜야 하며 환자의 요구, 상황에 맞게 팀원을 다양하게 구성해 환자중심 관리계획 및 최적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

박성배 교수는 지역기반 환자중심의원 모형을 1~4형으로 분류하고 1~3형 클리닉은 지역현장에 배치해 위험군 분류, 등록군 비대면관리, 재택의료, 케어코디네이션 및 관리, 집단기반건강관리, 지역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4형은 거점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일차의료지원,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지역사회 일차의료교육 등을 전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민 부실장
박영민 부실장은 ‘일차의료개발센터 운영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마지막 발제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보험자병원정책실 박영민 부실장이 ‘일차의료개발센터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박영민 부실장은 “일산병원은 일차의료지원센터형(4형)의 실증, 다학제 일차의료 시범사업 교육과정 및 매뉴얼 개발을 통한 후속사업지원, 질 평가 수행을 통한 연구결과 검증 및 일차의료 질 관리안 마련 등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 모형 운영·발전에 필요한 사항을 자문받고 등록환자 제공 서비스도 마련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차의료지원센터형(4형)은 궁극적으로 대상자선별, 등록, 다학제팀 평가, 지속관리의 흐름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런 부분들이 잘 이뤄진다면 추후 환자증상에 따라 1~3형의 일차의료기관에 연계하는 지역사회 특화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종합토론
종합토론은 대한의사협회 오동호 의무이사, 대한내과의사회 조현호 기획부회장, 서울봄연합의원 이충형 원장,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장숙랑 교수,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권오경 사무관 등이 패널로 참석해 진행됐다.

발제에 이어 종합토론이 시작됐다. 종합토론에는 대한의사협회 오동호 의무이사, 대한내과의사회 조현호 기획부회장, 서울봄연합의원 이충형 원장,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장숙랑 교수,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권오경 사무관 등이 패널로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오동호 의무의사는 “지역네트워크 복원을 통한 의료사각지대 해소, 위기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지역의사회 및 지자체 중심의 민관협력거버넌스 마련, 다수의 의원급 병원이 참여한 컨소시엄 마련, 특히 동네의원 및 동네병원이 연계한 지역 완결형 의료전달체계 마련, 보건의료복지통합 관계망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호 기획부회장은 “건강한 삶의 기간을 늘리고 국민건강권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의료계에 대한 소통 및 파트너십 등이 구축돼야 한다”며 “특히 의료계는 ‘주치의제도’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많은데 이는 제대로 된 소통과 파트너십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현호 기획부회장은 특히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조현호 기획부회장은 “당면과제로 여겨지는 건강나이 늘리기, 검진환자 사후관리, 지역의사회에서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은 지역의사회에 맡겨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파트너십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충형 원장은 “일차의료개발센터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단 공단 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의원 및 일차의료기관과의 괴리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장숙랑 교수는 제공자(의사) 중심이 아닌 환자중심으로 가야지만 비로소 성공한 모델이 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일차의료기관에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숙랑 교수는 “첫째는 다학제팀 운영은 이전까지 시행해본 적이 전혀 없어 교육부터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또 다같이 협업해도 모자란 판에 갈등양상이 일차의료기관에서 드러나고 있어 각 직종 간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밖에도 장숙랑 교수는 일차의료기관에서 노인돌봄 및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차치하고 수가로만 논의되고 있는 상황과 제대로 된 정보교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포괄적 일차의료를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장숙랑 교수는 “현재 읍·면·동 지역은 일차의료기관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며 보건진료소만 있을 뿐”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포괄적 일차의료를 기대할 수 있겠으며 지금 제시된 모형으로 의료낙후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이나 의료자원이 희박한 곳을 그대로 두고 일차의료기관의 모형을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화 회장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주치의제도가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다양한 주치의모델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오경 사무관은 “포괄적인 일차의료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가 살던 곳에서 삶을 유지하며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료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포괄적 일차의료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단에서 일차의료개발센터를 개소, 일차의료연계지원을 실시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도 시범사업 초기 정착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점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다양한 모델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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