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고르면 안심? 소아 교정치료, 반만 아는 겁니다
치아 고르면 안심? 소아 교정치료, 반만 아는 겁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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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경아 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
김경아 교수는 “소아교정이 필요한 경우는 매우 다양하지만 부모들이 이를 알긴 쉽지 않다”며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6세 무렵부터는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교정치료가 필요한지 점검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이-’했을 때 위아래 치아가 잘 맞물려 보이면 안심하는 부모들. 하지만 치아교정은 단순히 불규칙한 치아 배열을 바로잡는 치료가 아니다. 치아를 담고 있는 턱뼈의 성장조절, 나아가 악교정수술까지 동반해 교정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소아 교정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매우 다양한 것이다. 

한편 외관상 보이는 교정장치가 걱정돼 망설이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치아는 음식을 씹고 말하고 호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될수록 아이에게는 좋을 게 없다. 김경아 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에게 소아 교정치료의 모든 것을 물었다. 

- 소아 교정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

치아교정은 단순히 치아 배열만 생각하지만 무턱이나 주걱턱의 골격을 가진 아이들의 턱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치료다. 또 ▲유치가 너무 빨리 빠져 영구치가 제 시기에 나오지 못하거나 ▲영구치의 맹출경로가 이상한 경우도 해당한다. ▲손가락 빨기 등의 습관으로 치열궁이 돌출되는 등 변화가 생긴 경우 ▲혀 내미는 습관으로 인한 개방교합, 구호흡 등의 기능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교정치료가 필요한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 아이들은 교정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연령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을 것 같다. 

소아교정은 보통 영구치가 나오는 6~7세 무렵 시작한다. 주걱턱인 경우 위턱의 성장시기를 고려해 이보다 빨리 시작하기도 한다. 무턱인 경우에는 아래턱의 성장시기를 고려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발육연령을 고려해야 하며 저마다 성장정도도 다르다. 가장 좋은 것은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6세 무렵부터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치열과 턱뼈의 성장 검진을 받고 필요한 치료를 늦지 않게 시작하는 것이다. 

- 소아교정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 성인교정과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성인교정은 성장이 완료된 골격에 치아의 배열을 가지런히 함으로써 저작기능과 심미성 회복을 목표로 한다면 소아교정은 영구치가 잘 나올 수 있는 공간 확보와 턱 성장이 잘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기능 회복과 심미성 증진을 목표로 한다. 

교정장치는 크게 스스로 탈부착이 가능한 가철식 장치치아에 부착해 착용하는 고정식 장치가 있는데 둘 중 어느 것으로 할지는 맹출된 치아 정도와 아이들의 협조도에 따라 선택한다. 보통 성인은 고정식 장치 비율이 높고 아이들은 가철성 장치의 사용빈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아이들은 새로 나온 영구치에 의해 기존 교정장치의 디자인을 몇 차례 변경할 수 있다. 

또 성인은 언제든 교정치료가 가능하나 아이들은 각 턱뼈의 성장시기를 고려해 너무 이르거나 늦지 않게 치료를 시작해야 원하는 골격의 개선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만일 치료시기를 놓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나.

턱뼈의 부조화로 치료가 필요한데 시기를 놓친 경우라면 결국 발치까지 해야 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악교정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교정치료의 효과는 단순히 심미적인 부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작, 호흡, 발음 등의 기능적인 부분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면 아이들이 말하고 호흡하고 음식을 씹는 데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영구치의 맹출경로나 공간부족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치아가 덧니처럼 나오거나 아예 영구치가 못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한쪽으로 치열이 치우치거나 치열궁의 비대칭을 유발할 수 있는데 단 하나의 치아가 맹출하지 못한 경우에도 전체적인 치아의 위치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 제 시기에 교정치료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턱이나 주걱턱처럼 골격적인 부조화가 있는 아이들은 조화로운 악골의 성장과 발육을 유도할 수 있다. 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골격 부조화가 심하면 심미적문제뿐 아니라 저작·호흡 등에도 문제가 생기는데 이것을 조기에 막고 개선할 수 있다. 

예컨대 손가락 빨기 같은 습관으로 위 앞니가 튀어나온 아이는 입을 다물기 어렵고 습관적으로 입으로 숨쉬게 된다. 이러한 구호흡이 지속되면 상악골의 횡적성장은 억제되고 상악골과 하악골의 수직성장만 일어나 흔히 아데노이드형 얼굴(얼굴형이 길고 입을 벌리고 있는 형태)이 될 수 있다. 

제 시기 교정치료를 통한 골격개선과 습관개선이 동반되면 심미성은 물론 기능적문제까지 개선될 수 있으며 이는 성장기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 치아교정은 성인들에게도 버거운데 소아 교정치료 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아이들은 본인이 원해서라기보다 부모님이 병원에 데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동기부여가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왜 교정치료가 필요한지 부모의 이해를 돕고 아이들에게도 잘 설명할 수 있게 한다. 

또 가철성 교정장치를 착용하는 경우 아이의 협조도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치료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북돋우려고 노력한다. 또 교정과정에서 충치가 생기지 않게 매 진료마다 칫솔질에 대한 피드백을 시행해 올바른 칫솔질습관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있다.

- 최근에는 디지털교정이 화두다. 기존 교정치료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디지털교정은 한마디로 진단부터 치료까지 3차원 디지털장비를 사용해 교정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교정과 검진 시에는 환자의 구강상태, 교합과 치아배열 등의 관계를 보기 위해 모형을 제작하고 이를 위해 인상을 채득하는 과정을 시행했다. 

디지털교정은 바로 이 과정부터 구강스캐너를 사용해 구강상태를 3차원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또 얼굴스캐너를 사용해 얼굴을 촬영, 모든 치아와 골격, 얼굴 데이터를 3차원 형상으로 재현해 미리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치아배열과 그 이후의 골격 및 얼굴변화까지 예측한다.  

- 디지털교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아직 성장 예측까지는 어렵지만 치아배열과 악교정 수술 후의 변화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 가능해 환자 상담 시는 물론 치료계획에 적극 반영할 수 있다. 교정치료장치 또한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하는데 고정식 설측 교정장치와 가철식 투명교정장치, 유지장치의 제작은 이미 디지털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누적된 치아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킴으로써 진단과정 시 그림을 그리거나 각도를 잴 필요 없이 이 환자의 진단명은 무엇인지, 발치 등의 치료가 필요한지 인공지능이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 디지털교정이 소아교정치료에 특히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면.

인상 채득과정에서 구역반사가 심한 아이들은 사실 본을 잘 뜰 수 없다. 이러한 아이들은 디지털교정에서 사용하는 구강스캐너를 통해 구강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또 스캔된 파일을 이용해 3D프린팅기술(잉크 대신 플라스틱가루를 사용해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얼굴 뼈 모델을 재현, 아이에게 적합한 교정장치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가철성 교정장치의 사용빈도가 높은데 이렇게 진단과 장치 제작과정을 한 스텝으로 이어지게 하면 구역반사가 심하거나 협조도가 좋지 않은 아이들도 비교적 원활하게 치료할 수 있다. 또 영구치가 다 나지 않았더라도 아이들의 치아데이터를 바탕으로 치아 배열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치료계획의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 이밖에 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소아교정은 치료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6세 무렵부터 정기적으로 치과에 방문해 검진받기를 재차 당부한다. 특히 6세 구치라 불리는 제1대구치가 나기 시작할 때 충치 예방을 위해 실란트를 많이 하는데 이 시기에 맞춰 전체적인 구강검사를 통해 골격문제나 치아 맹출에 대한 평가를 받고 문제가 있다면 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소아교정치료 시작 후에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영구치가 다 나는 시기까지, 턱의 성장이 완료되는 시기까지 정기적인 관찰을 통해 교정치료효과 지속여부와 아이의 잘못된 구강악습관으로 인한 재발여부를 꼭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아 교정치료의 시작은 그때부터가 또 다른 시작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TIP. 김경아 교수가 말하는 우리 아이 치아 체크리스트

1. 치아가 많이 삐뚤삐뚤해요. 
2. 덧니가 생겼어요.
3. 치아 사이에 빈 공간이 많아요.
4. 유치가 계속 남아 있거나 유치를 뽑은 지 한참 지났는데 영구치가 나지 않아요.
5. 좌우 영구치 맹출이 6개월 이상 차이 나요.
6. 충치가 생겨 유치가 미리 빠졌어요.
7.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입으로만 숨을 쉬어요.
8. 주걱턱이거나 또는 무턱이에요(가족력이 있어요)
9. 얼굴의 좌우길이가 다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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