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30분 만에 10년 전 얼굴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시시비비]30분 만에 10년 전 얼굴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 김치중 기자
  • 승인 2013.12.26 11: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1000명당 13.5명이 성형수술을 받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형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곳 대한민국. 성형외과들이 운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병·의원만 366개이고 전국적으로는 4000여개의 병·의원에서 미용성형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류’열풍을 타고 건너온 중국·일본 등 의료관광객들을 끌어들어야 한다.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터넷 홈페이지와 배너광고 등을 통해 미용성형시술과 관련 거짓·과장과 함께 기만적인 광고행위를 행한 13개 병·의원을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병·의원들은 ‘30분 만에 10년 전 얼굴로’ ‘팔자주름 한번 치료로 90살까지’ 등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 등을 유포하다 적발됐다. 이들 병·의원들의 주장대로 30분 만에 10년 전 얼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를 시술한 의사들은 노벨의학상이 아닌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인 ‘아름다움’을 만족시켜 행복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들 병·의원들이 거짓·과대광고를 마음 놓고 인터넷 등에 게재할 수 있었던 것은 의료광고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기존 신문·TV광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주 고객층인 20~30대가 기존매체보다 인터넷을 선호하는 것도 한몫 했다. 여기에 블로그, 배너광고 등을 저렴한 가격에 진행할 수 있다며 병·의원을 대상으로 치열한 영업전을 펼치고 있는 홍보대행사들도 거짓·과대광고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

왜곡된 미용성형시술 광고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사협회 등에 위탁 운영되고 있는 의료광고심의원회 독립기구화가 절실하다. 동일 직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의료광고심의가 객관성과 형평성을 보장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인터넷 홈페이지와 배너광고에 대한 법적규제도 강화해야한다.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병원들은 광고를 내리거나 고치면 그만이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시카고의 일리노이대학과 텍사스대학의 합동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평균외모 이상인 여성의 경우 사회에서 받는 임금이 평균보다 8% 높고, 평균이하는 4%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평균 외모 이상일 경우 단 1% 더 높은 임금을 받았지만 평균 이하 외모일 경우 임금이 13%나 적었다.

우리사회에서 자신이 평균이상 외모를 갖고 있다고 여길만한 여성은 몇 명이나 될까. 약한 척 하면서 예쁘고, 돈 잘 벌고, 결혼하면 아이까지 잘 키울 수 있는 완벽한 여성을 최고로 여기는 남성들이 여성들을 성형외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성이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모든 결정권을 독점한 남성들이 가득한 사회에서 여성이 대통령인 것도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중가수 이효리의 히트곡 가사 한 구절 떠올려본다.

‘자고 나면 사라지는 그깟 봄 신기루에 매달려 더 이상 울고 싶진 않아
Because I'm a Miss Korea 세상에서 제일가는 Girl이야
누구나 한 번에 반할 일이야 Because I'm a Miss Korea
명품 가방이 날 빛내주나요 예뻐지면 그만 뭐든 할까요’ (이효리 '미스코리아' 중)

헬스경향 김치중 기자
bkmin@k-health.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