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부모님 잘 관찰하면 ‘건강 적신호’ 보인다
명절 연휴, 부모님 잘 관찰하면 ‘건강 적신호’ 보인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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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기에는 다양한 퇴행성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조기발견·치료가 중요한 만큼 부모님이 나이 들수록 작은 변화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명절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한층 수월해졌다. 그간 소홀했던 부모님의 건강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이때 중장년층의 대표 질환에 대해 알고 있으면 혹시 모를 병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기억력저하, 성격변화? ‘경도인지장애·알츠하이머병’

부모님이 예전에 했던 약속을 아예 기억하지 못하거나 전화 걸기 등 평소 아무 문제 없이 하던 일들을 어려워한다면 이는 단순 건망증이 아닌 경도인지장애 신호일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나이와 학력을 가진 동년배의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로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매우 높아 치매 전 단계로 불린다. 하지만 이 시기 적극 치료·관리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일 부모님이 ▲힌트를 줘도 약속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돈 계산, 전화걸기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지거나 ▲스스로 기억력 저하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함께 병원을 방문해 신경심리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편 기억력저하를 넘어 부모님이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성격·행동 변화까지 보인다면 치매의 주 원인질환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미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된 상태지만 이때부터라도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퉁퉁 붓고 통증 심한 무릎? ‘퇴행성관절염’

나이 들면 오랜 세월을 견뎌온 관절도 고장 나기 마련.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부모님들은 굳이 병원까지 갈 필요 없다고 넘기지만 병든 관절을 방치하면 치료가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보행 등 기본적인 일상활동을 하는 데도 큰 제약이 생긴다.

중장년층의 대표 관절질환인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다리가 맞닿는 내측 무릎에 통증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양반다리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지만 병이 진행되면 자세와 상관없이 통증이 지속되며 걷는 데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부모님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무릎 주변이 계속 붓고 아프다고 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고 진료를 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굽은 허리, 걸을 때마다 다리 찌릿? ‘척추관협착증’

허리를 계속 굽히고 있거나 걸을 때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고 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나 주변 인대가 퇴행성변화로 비대해져 척추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척추신경외과 최두용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데 비단 허리에만 통증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라며 “특히 주요 증상은 보행 시 심해지는 다리 통증으로 걸을 때마다 다리가 당기고 저려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된다”고 말했다.

허리를 계속 구부리고 있는 것도 척추관협착증의 주요 특징.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척추관이 넓어지면서 일시적으로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사타구니가 시큰시큰? ‘고관절 골관절염’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고관절도 병들 수 있다. 고관절은 척추와 더불어 체중을 지탱하는 몸의 기둥역할을 한다.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을 견뎌야 해서 세월이 흐르면 퇴행성변화가 발생, 고관절 골관절염이 찾아올 수 있다.

고관절 골관절염의 특징은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샅(사타구니, 두 다리 사이) 부위가 시큰거리고 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이 2주 넘게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찰을 통해 고관절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과 함께 시력저하도? ‘당뇨망막병증’

부모님이 당뇨병을 오래 앓으셨다면 눈 건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당뇨병은 망막을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이다.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으로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데 당뇨병은 망막에 출혈을 유발해 당뇨망막병증을 일으킨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병이 진행되면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으로 봤을 때 안 보이는 부위가 있거나 물체가 구부러져 보이고 밤눈이 어두워지는 시력저하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당뇨망막병증은 방치하면 실명위험이 높아져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따라서 부모님이 눈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안과 진료를 함께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싱싱한 채소와 등푸른생선 등 망막에 좋은 음식을 드시도록 권한다. 꾸준한 약 복용과 혈당 관리 등 당뇨병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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