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없는 설날, 속도 편안하려면?
거리두기 없는 설날, 속도 편안하려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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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부터 기능성 위장장애, 담석증까지
각종 소화기증상 대수롭게 넘겨선 안 돼
명절에는 평소와 식사 패턴이 달라지는 만큼 각종 소화기질환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평소에도 소화불량증상을 자주 겪는데 연휴기간 한층 심해진다면 기능성 위장장애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전문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거리두기 없는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명절기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거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쉼이 찾아올 때 더 조심해야 하는 법. 특히 평소보다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만큼 속이 불편해질 수 있다. 이는 단순 소화불량일 수 있지만 기능성 위장장애나 담석증 같은 소화기질환일 수 있어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먼저 소화불량은 현대인의 고질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여기에는 식후 포만감부터 복부팽만감, 상복부 통증, 속쓰림 등의 증상이 포함되는데 명절에는 평소보다 식사량이 늘면서 이들 증상을 더 자주 겪게 된다. 과식 또는 폭식하면 위에서 음식을 분쇄하고 이동시키는 소화운동기능이 저하되고 위산과 소화효소 분비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

식사량 증가뿐 아니라 불규칙한 식사시간, 야식 등도 모두 생리적인 위 배출기능을 낮춰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특히 야식은 수면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야식을 먹으면 멜라토닌분비가 감소하고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분비에 영향을 줘 숙면하지 못하는 것. 이는 소화기능에도 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주현 교수는 “우리 몸의 뇌-장 신경계는 모두 연결돼 있어 심리적 긴장감이 올라가면 위장의 통증민감도도 증가한다”며 “간혹 명절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에게서 나타나는 일종의 명절증후군도 이러한 연관성 때문이다. 따라서 명절 연휴 중에도 평소 수면시간을 유지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평소에도 소화불량을 자주 겪다가 연휴기간 한층 심해진다면 이는 일시적인 소화불량이 아닌 기능성 위장장애일 수 있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특별한 원인질병 없이 여러 가지 위장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오주현 교수는 “기능성 위장장애는 전 국민의 40% 이상이 겪을 만큼 의외로 흔한데 단순한 증상이 아닌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가 진료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별한 기질적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화불량증상에 체중감소, 피로감, 빈혈 등을 동반하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며 특히 만성질환자, 고령자는 위내시경, 복부초음파 등을 통해 기저질환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속이 답답하고 더부룩한 것을 넘어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심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담석증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담즙(쓸개즙)이 돌처럼 단단하게 응고돼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원인은 담즙의 비율 변화. 담즙은 콜레스테롤, 지방산, 담즙산엽 등의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성분 비율이 여러 가지 이유로 변하면 찌꺼기가 생기고 이 찌꺼기가 서로 뭉쳐 돌처럼 단단하게 응고되는 것이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담즙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져 담석증이 발생할 수 있다. 명절 연휴기간 담석증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반대로 잘 먹지 않아도 담즙 배출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고 이로 인해 담즙이 한곳에 고이면서 굳어 담석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에 다이어트로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거나 위 절제수술 환자에게도 담석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담석증 역시 소화불량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심한 복통이 특히 가슴 가운데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15분 이상 길게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이윤나 교수는 “경우에 따라 통증이 종일 지속될 수 있고 때로는 등 쪽으로 뻗치기도 한다”며 “특히 5시간 이상 복부통증, 오심, 구토, 열, 오한, 황달증상이 지속되면 담도산통(담석이 담도를 막아 담낭내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극심한 복통이 발생하는 것)을 의심하고 빨리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화기질환을 예방하고 속 편한 명절이 되려면 무엇보다 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명절에 주로 먹는 전, 잡채 등 기름에 굽거나 조리한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적정량 섭취해야 하며 한꺼번에 많이 먹거나 밤늦게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 섭취 후에는 바로 앉거나 눕지 말고 가족끼리 가볍게 산책하거나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또 장시간 차량 이동 시에는 카페인음료, 탄산음료, 과자류 등 간식 섭취를 줄이고 쏟아지는 졸음은 껌 씹기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휴게소에 들렀을 때는 잠시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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