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타르색소 보다 천연색소가 낫다?
[먹거리 탐구생활] 타르색소 보다 천연색소가 낫다?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3.12.17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알록달록한 형형색색의 사탕과 과자는 가까이하기도 멀리하기도 어려운 애물단지다. 아이들이 ‘광분’할 정도로 좋아하니 안 줄 수도 없고, 주자니 색소나 첨가물이 많은 것 같아 꺼려지기 일쑤다.

몇 달 전 아이들이 주로 먹는 학교 앞 식품에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타르색소가 사용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주변에서는 색이 많이 들어간 아이들 먹거리를 살 때 반드시 천연색소를 쓴 제품을 산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선 아무래도 천연색소가 안전할 것이라는 염려에서일 것이다.

천연색소만 사용하면 훨씬 더 안전하다고 믿어도 될까. 코치닐추출색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딸기색이나 오렌지색 사탕과 초콜릿, 심지어 온가족이 즐기는 맛살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천연색소다. 이 물질은 선인장에 기생하는 암컷 연지벌레를 건조시켜 알콜성용액으로 추출해 만들었으니 분명 벌레라는 천연물질로 만든 게 맞다.

식약처도 첨가물공전에 이 농축물을 천연첨가물로 구분해 놓고 있다. 하지만 벌레를 말려 만든 물질이다 보니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유전자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외국에선 어린이용 식품에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지난해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도 자사 제품에 대한 코치닐색소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천연색소로 분류돼 있는 카라멜색소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물질이다.  카라멜색소는 당류, 전분가수분해물, 당밀 등을 원료로 해서 만든다. 아이들 간식은 물론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미료와 간장, 소스에 이르기까지 사용범위가 매우 넓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재료 그 자체가 아니라 제조 공정이다. 카라멜색소를 만들때 산, 알칼리, 암모늄화합물 같은 다량의 화학물질이 사용돼 발암물질이 생성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 유전자 손상이나 면역력 저하, 비타민대사 저해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해외에선 사용을 금지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엔 콜라에 사용되는 카라멜색소가 암모니아와 결합해 발암물질을 만든다는 지적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바 있다.

모르는 게 약일지도 모르겠다. 천연첨가물도 안전하지 않다니 대체 무엇을 먹고 살아야 안심이 될까. 국가 기관에서 안전계수까지 넣어 유해성 실험을 거쳐 사용을 허가했으니 우리는 믿을 수 밖에 없다.  해외에서는 논란의 대상이 되는 물질을 국내에선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가 강한 ‘천연’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아이들용 식품에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위험성이 보고되고 있다면 다른 물질을 사용하게 하는게 정부당국이 마땅히 할 일이다. 최소한 아이들 먹거리만은 소비자들이 그 유해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