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무설탕제품이 더 위험한 이유?
[먹거리 탐구생활] 무설탕제품이 더 위험한 이유?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3.12.06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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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설탕은 백해무익한 ‘공공의 적’이 됐다. 칼로리가 높아 다이어트에 방해되고 당뇨의 주범인데다 아이들에게는 충치를 유발해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식이 꽤나 높다. 식품업계가 무설탕제품을 쏟아내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소비자 인식 때문이다.

이상한 일은 무설탕제품들이 하나같이 설탕을 넣은 제품 못지않게 달다는 것이다. 대체 설탕을 안 넣었는데도 달콤한 맛이 나는 이유는 뭘까? 이들 제품의 뒷면을 잘 살펴보면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소르비톨, 사카린 같은 원료명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합성감미료를 넣은 것이다. 

합성감미료는 단맛을 구현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화학공정을 거쳐 만든 인공적인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단맛은 설탕의 수백 배에 달해 원가절감이 중요한 가공식품 제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어 인공감미료 사용에 대한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가 없다. 
 
이 원료들은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출되는 만큼 다이어트제품에 특히 많이 활용된다. 아이들 충치가 걱정돼 단 음식을 멀리하는 엄마들과 비만·당뇨를 우려하는 어른들을 위한 제품에도 많이 사용된다. 사탕이나 과자, 껌, 다이어트식품을 넘어 요즘은 빵과 음료, 소주, 막걸리, 심지어는 반찬과 건강기능식품에 이르기까지 식품업계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합성감미료에는 문제가 없을까? 물론 이 원료들은 식약처에서 안정성을 인증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식품전문가들은 합성감미료가 설탕보다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설사와 아토피 유발은 경미한 사안일 수 있다. 하지만 발암성이 있다거나 뇌세포를 자극하고 뇌호르몬을 교란해 신경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업체들이 이러한 논란은 제쳐두고 ‘무설탕’ ‘칼로리 제로’ 등을 앞세우며 자사 제품이 건강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는 것이다. 가공식품을 취재하며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이런 것들이다. 식품업체가 거짓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영리한 것은 아닐까라는 점이다. 인정받은 원료를 사용하고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니 뭐가 문제냐고 식품업체들은 정말 소비자들에게 떳떳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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