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밤낮없이 벅벅? 알레르기검사로 범인 찾으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밤낮없이 벅벅? 알레르기검사로 범인 찾으세요!
  •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6.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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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윤하식 영등포 여의도동물병원 원장

강아지 알레르기성피부병은 원인에 따라 음식알레르기와 환경알레르기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이때 환경알레르기로 일어나는 피부병을 흔히 ‘아토피’라고 말한다. 아토피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나타난다. 알레르기검사는 비용이 저렴하지 않고 결과도 늦게 나오기 때문에 수의사인 필자도 보호자에게 쉽게 권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7년 전에 필자와 처음 만나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보스턴 테리어가 필자의 생각을 바꿔주었다.

7년 전 1살이었던 보스턴 테리어가 피부가 전체적으로 붉게 변하고 밤새 피부를 긁느라 잠을 못 자 결국 동물병원을 방문했다. 평소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자주 줬기에 필자도 처음에는 음식알레르기일 것으로 잠정적으로 생각했었다.

여기서 잠깐, 강아지의 알레르기성피부병 증상을 알아보겠다. 피부가 빨갛게 일어나고 가려움증이 극심해 밤새도록 긁어대는 바람에 강아지도 보호자도 잠을 못 이뤘다. 강아지의 이러한 증상은 아토피 외에 다른 질병을 앓을 때도 발생한다. 따라서 보호자가 상대적으로 쉽게 발견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일은 흔한 편에 속한다.

이때 환경알레르기로 진단받는 때는 흔치 않다. 왜냐면 환경알레르기는 알레르기검사를 통해서만 진단할 수 있는데 알레르기검사는 혈액을 실험실에 의뢰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2~4주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알레르기성피부병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은 특성이 있어 대개 피부가려움증을 해소해주는 약만 먹이면 금방 괜찮아지기 때문에 검사를 진행할 때가 적다. 이 때문에 환경알레르기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어진다.

7년 전 처음 만난 보스턴 테리어 역시 약물반응이 매우 좋았다. 하지만 약을 끊은 지 채 1달도 못 돼서 다시 가려움증이 찾아와 보스턴 테리어를 잠들지 못하게 했다. 보호자는 반복되는 피부염의 원인을 알고 싶어 했기에(사실 어떤 음식을 주면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을지를 더 궁금해했다.) 알레르기검사를 진행했다. 2주 뒤 나온 검사결과는 수의사와 보호자 모두를 당황스럽게 했다.

보스턴 테리어의 몸에서는 음식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고 환경알레르기 반응만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우산잔디와 왕포아풀의 반응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왔다. 이 둘은 한강공원에 흔한 식물이었고 보스턴 테리어는 한강공원을 매일 산책하고 있었다. 보호자에게 결과를 설명하자 보스턴 테리어가 산책 뒤 피부가려움증이 더 심했었다고 했다. 결과와 증상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환경알레르기 즉, 아토피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있었다. 보스턴 테리어는 아쉽게도 한강공원 산책은 금지되고 말았다. 환경알레르기원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보스턴 테리어는 약을 반복해서 먹을 필요가 없어졌다.

보스턴 테리어는 필자에게 피부병에서 환경알레르기를 절대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이후 동물병원에서 피부진료를 보면서 알레르기검사를 보다 권장하게 됐다. 검사결과가 누적되면서 의외로 환경알레르기성피부병이 강아지에게 자주 진단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시 말해 강아지 환경알레르기성피부병이 흔치 않은 질병이 아니라 검사까지 진행하는 때가 적기에 진단되는 수가 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러분의 강아지가 가려워하는데 약을 먹으면 바로 치료되지만 약을 끊으면 가려움이 재발한다면 꼭 알레르기검사로 원인과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그것이 강아지에게 편안한 밤을 선물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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