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소아 아토피, 반짝 관리 안 돼…중증도에 맞는 꾸준한 치료 필요
[특별기고] 소아 아토피, 반짝 관리 안 돼…중증도에 맞는 꾸준한 치료 필요
  • 서무규 동국대경주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1.15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무규 동국대경주병원 피부과 교수

아토피피부염은 요즘처럼 날씨가 급격히 춥고 건조해지는 가을 환절기 악화되기 쉬운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특히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소아는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발현하거나 악화될 위험성이 더 높다. 

아토피피부염을 환절기나 어린 시절에 잠깐 겪고 지나가는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평생에 걸쳐 악화와 재발이 이어질 수 있는 만성질환인 데다 천식이나 알레르기성비염 등 다른 동반질환이 연이어 발생하는 ‘알레르기 행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소아에서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국내 아토피피부염환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14세 미만 환자가 약 41만 명에 달한다. 성인 아토피피부염환자도 약 80% 이상은 이미 어릴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소아기부터 아토피피부염을 앓은 환자를 추산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토피피부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 융기가 일어나는 부종과 구진, 피부가 두꺼워지고 주름지는 태선화 등이 있다. 2세 미만 영유아기에는 주로 두피나 볼, 귀, 입 주변 등에 나타나고 소아청소년기에는 팔꿈치 안, 무릎 뒤 등 피부가 접히는 부분에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환절기에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환경, 유전, 면역학적인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토피피부염 악화요인에는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 익히 알려진 것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면역학적인 요인으로 ‘제2형 염증’이 주목받고 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나 기생충 등에 대응하는 우리 몸의 면역기전을 제2형 면역기전이라고 하며 이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제2형 염증신호가 강화되면 아토피피부염, 천식 등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 아토피피부염을 단순히 어린 시절 지나가는 피부질환으로 생각해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병변 뿐 아니라 수면 부족이나 불안, 우울 등을 유발하고 환자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자녀를 둔 부모들의 돌봄 부담도 상당하다. 조사에 따르면 소아 아토피피부염환자를 둔 부모들은 자녀 질환 관리에 주당 평균 22시간을 소요하며 67%가 질환 관리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결근이나 업무 생산성 저하를 경험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소아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피부 보습이나 아토피피부염 유발 요인 회피 등 기본적인 치료부터 시작해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스테로이드 치료제 등은 장기적으로 피부 위축이나 2차 감염 등 안전성 우려가 있어 소아 환자에서는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중증의 경우 국소치료제로는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임상에서 경험적으로 확인된 효과를 바탕으로 전신 면역억제제 투여를 제한적으로 시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제2형 염증 기전을 선택적으로 표적 치료하는 생물의약품이 성인, 청소년에 이어 만6~11세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도 허가돼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단기간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며 잠시 호전되더라도 평생 재발과 악화를 반복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다. 특히 소아에서 발병한 아토피피부염은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린 자녀에서 아토피피부염이 의심되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부터 중증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증상의 중증도만 악화시켜 섣불리 시도해선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