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장비로 피부암 정복 성큼…완벽한 복원술로 환자만족도까지↑
첨단장비로 피부암 정복 성큼…완벽한 복원술로 환자만족도까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6.16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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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피부암-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

· 더모스코피로 조직검사 없이 피부암 진단
· 수술 전 종양경계 명확히 확인하는 데도 도움돼
· 기능·미용 측면 고려한 복원술…흉터↓만족도↑

피부암은 다른 장기에 발생하는 암보다 경각심이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피부암환자는 꾸준히 늘었으며(2016년 1만9236명→2020년 2만7211명) 60세 이상 고령환자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피부암 역시 고령사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질병인 것입니다. 다행히 피부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저세포암은 수술로 완치 가능합니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를 만나 보다 자세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편집자 주>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피부암은 일반적으로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흑색종으로 나뉜다. 다행히 치명적인 피부암으로 꼽히는 악성흑색종은 1~2%에 불과하며 사실 국내 발생하는 피부암의 90% 가까이는 기저세포암에 해당한다. 기저세포암은 조기발견 시 수술하면 전이 없이 완치 가능하다. 다만 ‘절제술(암조직을 떼내는 수술)’과 ‘복원술(암조직을 떼낸 피부를 복원하는 수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해야 해서 집도의의 숙련도와 노하우가 수술결과를 좌우한다. 허창훈 교수는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암조직을 완전히 절제하고 수술흉터는 기존 주름을 이용해 최대한 안 보이게 함으로써 환자 만족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당시 환자 상태

자외선차단제도 바르지 않고 수십년간 농사일에 매진해온 70대 남성 이모 씨. 코 위에 생긴 작은 점도 그저 나이 들어 생기는 검버섯인 줄 알고 지냈다. 그러다 동네 피부과에서 암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고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했다. 더모스코피로 관찰한 결과, 이미 암이 주변으로 꽤 많이 퍼진 상태. 이 씨는 기저세포암으로 최종 확진됐다. 

■치료경과

피부암 수술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종양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 옆면과 밑면 종양의 경계를 정확히 확인해야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조직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맨눈으로 보면 빛 반사로 인해 그 경계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이에 허창훈 교수는 더모스코피라는 피부확대경을 이용해 종양의 경계를 명확히 확인한 다음 절제술을 시행했다. 절제술 후에는 코 옆 주름을 이용한 복원술로 수술흉터를 가려 원래 코와 가장 비슷한 모양으로 복원했다.

■현재 환자 상태

6개월이 지난 현재, 이 씨는 어디에 암이 있었는지 모를 만큼 치유됐다. 기저세포암은 수술로 완치 가능할 뿐 아니라 전이도 거의 없어 추가적인 항암치료도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씨 역시 흉터관리 차원에서 한 달마다 레이저치료를 받은 것 외에 추가 치료 없이 현재 주기적으로 추적관찰만 하고 있다.

피부암의 하나인 각질극세포종(왼쪽)으로 콧망울 전체를 제거하고 코옆주름의 피부로 새로 콧망을을 만든 지 6개월후(오른쪽)의 모습”<br>
각질극세포종(왼쪽)으로 콧망울 전체를 제거하고 코 옆주름의 피부로 새로 콧망을을 만든 지 6개월 후의 모습(오른쪽).

■근본치료는 수술…첨단장비 개발로 효과↑

피부암은 예나 지금이나 수술이 근본치료법이다. 그래도 다양한 첨단장비의 개발 덕분에 피부암의 정확한 진단은 물론, 수술 전 종양의 경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만큼은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이를 대표적으로 증명하는 장비는 2017년 9월 신의료기술로 선정된 더모스코피. 더모스코피는 피부 세부 구조물들을 수십 배 확대해서 볼 수 있는 피부확대경으로 조직검사 없이 피부암을 쉽고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허창훈 교수는 “특히 더모스코피를 이용하면 피부 빛 반사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부 아래 2~3mm 깊이까지 확인할 수 있어 피부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며 “종양의 경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데도 큰 도움이 돼 수술 전 무조건 더모스코피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허창훈 교수는 더모스코피에 대한 최초의 한글교과서 ‘동양인의 더모스코피’를 저술했다. 더모스코피는 2019년 3월 보험급여 인정으로 국내 의료현장에서도 부담 없이 쓰일 수 있지만 그간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한글교과서는 부재했었다. 

■기능·미용 모두 고려한 복원술로 만족도↑

피부암은 위험도가 높은 부위에 발생한 경우(이때는 모즈미세도식수술* 시행)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암조직을 넓게 절제하는 광역절제술을 시행한다.

*모즈미세도식수술 : 피부암 발생부위의 조직검사를 먼저 시행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여러 차례에 걸쳐 수술부위를 넓히는 방법.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지만 수술시간이 매우 긴 것이 단점. 

무엇보다 광역절제술은 암조직 절제 후 해당 부위를 복원하는 수술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해서 집도의의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허창훈 교수는 기능과 미용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복원술로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자연적인 피부 주름을 최대한 이용해 흉터를 가림으로써 기능·미용 면에서 수술 전과 차이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또 피부암은 다른 장기와 달리 암이 자란 모양을 따라 그대로 절제해야 한다. 같은 피부암환자여도 그 모양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으며 환자마다 다른 피부질감과 두께도 고려해야 한다. 수많은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허창훈 교수는 “더모스코피 같은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해 종양 경계를 명확히 결정한 후 정상조직 손상 없이 암조직을 완전히 절제하고 복원술까지 잘 마친다면 광역절제술로도 충분히 좋은 치료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나이와 기본 컨디션도 피부암 수술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다.

허창훈 교수는 “특히 고령환자는 피부암이 여러 군데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기본 컨디션이 받쳐주지 않으면 수술해도 흉터가 잘 아물지 않는다”며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은 수술보다 다른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더모스코피로 살펴본 기저세포암의 모습.
더모스코피로 살펴본 기저세포암의 모습.

■명의에게 듣는 피부암 예방·관리법

▲A-B-C-D-E법칙으로 자가진단하기=점이 있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점은 나쁜 점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 피부과학회에서 권고한 A-B-C-D-E법칙을 기억하고 주기적으로 검버섯과 점을 관찰한다면 피부암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 자가진단 후 의심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A(Asymmetry·비대칭성)=좌우대칭이던 점이 한쪽으로만 커지면서 대칭이 깨지는 경우

B(Border·경계)=점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고 들쭉날쭉한 경우

C(Color·색조)=점의 색이 전체적으로 변하지 않고 일부만 진해지거나 흐려지는 경우(특히 흑청색, 흰색, 적색을 보일 때)

D(Diameter·크기)=최근에 새로 생긴 점이 0.6cm보다 크고 점차 커지는 경우

E(Evolution·변화)=한창 성장기인 청소년은 괜찮지만 성장이 이미 멈춘 성인에서 점이 계속 커지는 경우에 해당하면 피부암을 의심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한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적극 보호하기=피부암 예방·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외선차단이다. 특히 자외선차단제는 2~3시간이면 효과가 사라져 자주 덧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외선차단제만 의존하지 말고 모자나 옷으로도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피부암 고위험군은 더 경각심 갖기=농사나 염전 일 등 자외선이 강한 환경에 노출되는 직업군은 나이가 들어 피부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화상 같은 큰 상처를 입은 자리에도 피부암 발생위험이 높아 해당 부위가 자외선에 손상되지 않도록 평소 잘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차 등 항산화식품 섭취하기=피부가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세포를 공격해 망가뜨리는 활성산소들이 생긴다. 항산화식품은 설령 활성산소가 생기더라도 이것이 필요 이상으로 피부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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