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전자담배가 낫다?…금연의지마저 ‘뚝’ 꺾어
차라리 전자담배가 낫다?…금연의지마저 ‘뚝’ 꺾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5.07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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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단독 흡연자
금연시도·계획 비율 낮고
자신의 담배 더 안전하다고 인식

· WHO “일반담배보다 더 안전하다는 근거 없어”
· 금연 유일한 방법은 모든 종류의 담배 끊는 것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라리 덜 해롭겠다는 생각에 소위 이것으로 갈아탔다가 금연해보겠다고 결심한 흡연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금연의지만 꺾어 금연 실패는 물론,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의료진 연구결과 궐련형 전자담배 같은 신종담배가 오히려 금연의지를 약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은 2019년 3월부터 7월 사이에 만 19세 이상의 흡연자 2831명을 대상으로 신종담배의 사용과 금연행동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금연시도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반담배 흡연자는 55.6%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자는 46.7%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는 39.6%가 해당 담배에 대해 금연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흡연자의 금연 시도비율은 각각 40.8%, 29.4%로 더 낮았고 한 달 이내 담배를 끊겠다는 비율도 각각 17.4%, 10.1%로 조사됐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만 피우는 흡연자는 일반담배만 피우는 흡연자에 비해 금연시도와 의향이 각각 37%, 4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 단독흡연자는 일반담배 단독흡연자보다 금연시도와 계획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궐련형 전자담배만 피우는 흡연자는 44.8%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생각하는 데 반해 비사용 흡연자는 17.9%만이 덜 유해하다고 인식했다. 이는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자신의 담배를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담배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쪄서 또는 가열해서 피우는 형태로 담배 특유의 냄새가 없어 일반담배보다 해롭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자담배 액상 증기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나 연기 자체도 기관지에 악영향을 주며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근거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가정의학과 이철민 교수는 “신종담배가 덜 유해한 담배 혹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마케팅에 잘못 활용되면서 오히려 흡연을 부추기고 있다”며 “특히 30~40대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많이 사용하는데 금연이 필요한 이 연령층에서 금연에 대한 관심과 시도가 적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담배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종류의 담배를 끊는 것”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MDPI 에서 발행하는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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