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말 못 할 3대 고민…‘우울증·불면증·변비’
부모님의 말 못 할 3대 고민…‘우울증·불면증·변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5.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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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우울증, 젊은층과 증상 달라 주변 가족 관심 중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및 수면환경 개선 등으로 극복
변비, 식이섬유 섭취 늘리고 하루 20분이라도 산책
체중감소, 혈변 등 동반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 꼭
노인 우울증은 당연히 이 시기 나타나는 노화증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엄연히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우울증은 조기 치료 시 완치 비율이 높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정의 달 5월.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점검하기 딱 좋은 시기다. 허리나 무릎 외에도 노년기에 접어들면 이곳저곳이 아프기 마련. 특히 우울증, 불면증, 변비는 노년기 흔히 발생하는 문제지만 자식에게 쉽게 터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 우울증, 심리문제 아닌 신체문제로 나타나

우울증은 스트레스가 많은 젊은층에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체적 능력 약화, 자녀의 출가, 퇴직 등 한꺼번에 많은 일을 겪는 노년기야말로 우울증이 찾아오기 쉽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0~70대 우울증(기분장애)환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노인 우울증은 심리상태가 아닌 다양한 신체 이상증상으로 나타나 주변 가족의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만일 부모님이 예전과 달리 ▲잠을 잘 못 자고 중간에 자주 깨거나 ▲입맛이 없고 체중이 감소하며 ▲주변 일이나 사람에 싫증, 건망증이 늘거나 ▲말과 행동이 느려질 때는 우울증을 의심하고 즉시 전문가의 진찰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

복지관, 노인정 등에서 또래와 교류하는 것도 우울증 예방·완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선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가족들은 전화로 안부를 자주 물으면서 대화시간을 늘리고 함께 거주한다면 뜨개질, 그림 그리기 등의 취미활동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아침 산책, 실내 스트레칭 등을 함께 하면서 부모님이 활력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노년기 불면증은 피로 누적으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우울증, 치매 발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면환경 및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심한 경우 기저질환과 그에 따른 복용 약 등을 고려해 알맞은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면증, 수면환경 점검하고 심하면 인지행동치료 등 고려

잠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원천. 충분히 못 자거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신체·정신적 활동에 문제가 생겨 일상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노년기가 되면 수면패턴이 변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최윤호 교수는 “노년이 되면 깊은 잠을 의미하는 서파 수면이 줄고 멜라토닌 분비 감소로 일찍 잠들고 일찍 깨게 된다”며 “이렇게 수면시간이 줄고 자는 도중 자주 깨는 수면의 질적 저하가 동반되면 치매 발병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면증은 노년의 30~50%가 경험하는 가장 흔한 수면장애로 알려졌다. 야간 다뇨, 일주기리듬 변화, 신체적 활동 감소 등 수면 자체와 관련된 요인의 영향도 있지만 대부분 내과적질환, 만성질환과 동반돼 불면증이 발생하기 쉽다. 심장질환, 뇌졸중, 우울증 등이 대표적이다.

부모님의 불면증이 심하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지만 노년기에는 복용하는 약이 많고 약물 오남용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성이 높아 신경과 전문의와 충분 상담이 필요하다. 현재는 여러 연구에서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환자에게 1차적으로 적용되는 표준치료법임이 입증되고 있다.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습관을 인식시켜 환자 스스로 수면상태를 개선할 수 있게 하는 치료로 약을 쓰지 않아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신문혈은 손바닥을 위로 펼쳤을 때 손목과 새끼손가락이 연결되는 사이 쏙 들어가는 곳으로 이 부분을 자극하면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면환경 개선도 중요하다. 가장 먼저 부모님의 이부자리부터 점검해보자. 숙면에 이상적인 베개는 똑바로 누웠을 때 경추의 C자 굴곡이 유지될 수 있는 6~8cm 정도 높이의 베개다. 옆으로 누워 주무신다면 어깨높이를 고려해 10~15cm가 적당하다.

간단한 지압과 한방차도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자생한방병원 김노현 원장은 “쑥차와 대추차 등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 불면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마음이 불안해 잠들기 힘든 분들은 신문혈을 한쪽 손당 30초씩 번갈아 지압해줄 것”을 권장했다.

노년기에는 활동량과 음식 섭취량 감소, 각종 기저질환 등으로 변비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변비와 함께 체중감소, 혈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대장암의 경고증상일 수 있어 빨리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변비, 혈변 등 동반한다면 빨리 소화기내과 진료

노인은 활동량이 줄고 음식 양과 수분섭취도 적기 때문에 변비가 생기기 쉽다. 특히 활동량이 더 줄어든 요즘 같은 시기에는 변비 발생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줘야 하거나 대변이 너무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 또는 항문 직장의 폐쇄감이 있는 경우, 일주일에 배변횟수가 3번 미만인 경우에는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특히 노인은 줄어든 신체활동과 당뇨병 등으로 장운동이 늦어지는 서행성변비인 경우가 많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최정민 교수는 “하지만 변비는 대장암으로 인한 협착으로 대변이 막혀 내려가지 못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노인층에서 ▲체중감소, 혈변, 빈혈, 발열 등의 경고증상이 있는 경우 ▲대장암 과거력 및 가족력이 있는 경우 ▲50세가 넘어 아직 대장내시경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경우에는 소화기내과 진료를 통해 꼭 필요한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식습관 및 배변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식습관에서는 식이섬유 섭취가 중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식이섬유 종류가 아닌 전체 섬유질 섭취량으로 차전자피, 전곡류, 과일류, 채소류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최정민 교수는 “식후 변의가 생기면 참지 말고 바로 배변하고 일정한 시간에 변기에 앉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기에 10분 이상 오래 앉아있는 것을 피하고 집 근처를 20분 정도라도 산책하면 대장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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