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도 학력별 격차 존재...사각지대 없앨 정책 필요
간접흡연도 학력별 격차 존재...사각지대 없앨 정책 필요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5.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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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조홍준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고학력일수록 간접흡연 노출 피해 적어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교수, 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위험이 최근 10년간 꾸준히 감소한 가운데 학력별로 간접흡연 피해 정도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3일 가정의학과 조홍준·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팀이 최근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수팀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임산부, 만성신장질환자를 제외한 성인 비흡연자 3만27명 나이, 학력, 소득, 직업 등 사회경제적 기준에 따라 나눠 간접흡연 노출 정도를 분석했다.

간접흡연 노출은 일주일간 직장과 가정에서의 간접흡연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와 소변 코티닌수치를 기준으로 했다. 코티닌이란 니코틴이 몸에 들어가 생기는 대사물질이다. 일반적인 비흡연자는 코티닌 수치가 1ng/ml 이하로 나와야 정상이며 5ng/ml 이상 검출된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한다.

분석결과 10년 사이 전체 대상자의 코티닌 수치는 평균 2.75ng/ml에서 0.56ng/ml로 현저히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간접흡연 피해가 없는 사람(코티닌 수치 5ng/ml 이하)의 비중도 51.1%에서 96.6%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간접흡연 노출이 전반적으로 줄었음에도 교육수준과 가계소득, 직업에 따라 감소폭에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학력이 높은 집단에서는 남녀 모두 간접흡연 노출 피해가 현저히 감소했다. 연구팀은 교육수준이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보다 간접흡연에 대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해석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자의 평균 코티닌 수치는 남성의 경우 3.70ng/ml에서 0.54ng/ml로 여성은 3.01ng/ml에서 0.46ng/ml로 대폭 감소해 전체 학력계층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남성의 최종학력별 평균 코티닌 수치는 ▲대졸자 0.54ng/ml ▲고졸자 0.66ng/ml ▲중졸자 0.71ng/ml ▲중학교 미만 0.63ng/ml였으며 여성은 ▲대졸자 0.46ng/ml ▲고졸자 0.56ng/ml ▲중졸자 0.65ng/ml ▲중학교 미만 0.61ng/ml였다.

연구팀은 학력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서 남녀 모두 간접흡연 노출이 최소화될 수 있었던 것이 고학력자들이 근무하는 장소가 주로 대형 사업장에 몰려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공장소는 실내 금연정책이 제정된 직후부터 흡연 제한이 이뤄진 반면 소규모 사업장은 2015년이 다 돼서야 실내 흡연이 금지됐다. 

조홍준 교수는 “교육수준이 간접흡연 노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토대로 간접흡연 노출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흡연규제정책을 세밀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니코틴과 담배 연구(Nicotine & Tobacco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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