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소변 보는 게 영 불편해요…어디로 가야 하나요?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소변 보는 게 영 불편해요…어디로 가야 하나요?
  •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4.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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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비뇨기과는 남자들만 가는 과로 알고 있었어요.”

10년 동안이나 소변의 불편함을 참으며 지내다 겨우 용기 내 비뇨기과(칼럼 후반부 ‘비뇨의학과’로 개명됐다는 얘기가 나와 서두에서는 ‘비뇨기과’로 표기)를 찾아왔다는 여성이 진료 후 하는 말이다.

과거 비뇨기과는 성병이나 남성의 성기능만을 본다는 오해 때문에 나이가 지긋한 간호사나 남자간호사들이 주로 근무했다. 요즘은 이미지도 바뀌고 비뇨기과의 간호업무도 세분화돼 젊고 유능한 간호사들이 아무렇지 않게 남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오줌 누는 것이 불편할 때 병원의 무슨 과를 가야 하나요?”

방송이나 강의를 하다 보면 오줌 덕분에 먹고 살아가는 비뇨기과 의사를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뇨기과는 남자든 여자든, 핏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요로기관인 신장-요관-방광-요도를 관장하는 전문과목이다.

비뇨기과(泌尿器科)의 한자를 살펴보면 발음도 뜻도 어렵고 복잡하다. ‘비(泌)’는 흐른다는 의미인데 ‘뇨(尿)’는 소변을 말한다. 소변을 본다는 의미라면 배뇨(排尿)가 더 정확한 용어이겠지만 배뇨는 요로기관 기능 중의 하나이니 소변이 흐른다는 비뇨(泌尿)가 더 넓은 영역을 의미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비뇨기과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의미의 전달, 진료영역과 연구범위에 대한 국내외 추세, 일반인에 대한 이미지 개선 등의 이유로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는 오랜 논의 끝에 2017년 11월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거쳐 비뇨의학과로 개명했다.

개명 후에도 영문 명칭인 urology는 그대로 사용한다. uro는 urine에서 온 말로 소변이라는 뜻이고 logy는 학문 분야에 붙이는 접미어이다. 어원의 의미대로 번역하면 소변의학 혹은 오줌의학이 정확한 용어이다. 의료진들은 비뇨기과를 영문명의 줄임말인 ‘유로’라고 부르고 urology의 원어민 발음은 (혀를 최대한 꼬아서) ‘유어뢀~러지’이다.

비뇨기과의 역사는 오래 됐다. 기원전 4800년경 이집트에 결석 치료법의 기록이 있고 고대 그리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는 방광결석 제거수술을 전문가에게 의뢰한다고 쓰여 있다.

비뇨기과는 남성의 비뇨생식기계와 여성의 비뇨기계를 다루는 학문이다. 쉽게 얘기해서 남성이든 여성이든 나이에 관계없이 소변의 생성과 이동, 저장, 배출에 관련된 문제와 남성의 불임, 성기능과 생식기 이상을 치료하는 전문과목이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노령화로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특히 건강함 이외에 일상생활에서의 편안함과 육체적·정신적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뇨기 건강은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상쾌한 소변 건강과 유쾌한 성생활은 비뇨의학과로 이름이 바뀐, 건강 맛집 비뇨기과에서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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