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수술 걱정? 이제 한시름 놓아도 됩니다
갑상선암수술 걱정? 이제 한시름 놓아도 됩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4.02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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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원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 로봇수술 등 수술기법 다양해져…흉터↓삶의 질↑
· 후유증 예민해 세심하고 정교하게 수술 진행해야 
· 증상 없어 정기검사로 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갑상선암은 착한 암, 거북이암으로 알려졌지만 종류에 따라 예후가 다르다. 환자의 80~90%가 예후가 좋은 유두암, 여포암에 해당하지만 분화도가 나쁜 미분화암의 경우 진단 시 평균 생존기간이 6개월밖에 안 될 만큼 예후가 나쁘다. 특히 미분화암은 고령층에서 발생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갑상선암은 아직 한창인 30~50대 젊은 나이에 잘 생긴다. 게다가 워낙 눈에 잘 띄는 부위(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위치)라 수술까지 받아야한다면 흉터 걱정까지 더해진다. 하지만 수술기법이 다양해진 지금은 환자 삶의 질을 고려,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박원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한때 갑상선암 과잉진단·치료가 논란이 되면서 아직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 듯합니다. 갑상선암 치료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나요?

갑상선암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암이 발생한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입니다. 그래도 절대 무분별하게 절제하진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과잉진단·치료 논란 후 보고된 많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지금은 ▲암의 크기가 작고 ▲갑상선 내부에 국한돼있으며 ▲림프절전이가 없는 경우에는 갑상선을 반만 절제(엽절제술)해 기능을 최대한 살립니다. 만일 수술까지 안 가도 되는 상황이라면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로 추적관찰을 시행하기도 합니다(갑상선암 의심돼도 ▲크기가 작고 ▲갑상선 밖으로의 침범소견 ▲림프절전이 ▲가족력 등 위험인자 없는 경우 해당).  

하지만 암의 크기가 크거나 이미 림프절전이까지 된 경우라면 갑상선을 전부 제거해야합니다(전절제술). 또 갑상선암수술 후에는 기도에 남은 암세포들을 없애기 위해 방사선요오드치료를 시행하는데요. 이 또한 갑상선을 반만 절제한 경우에서는 생략하기도 합니다. 

- 갑상선암 수술기법도 다양해졌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로봇수술 얘기도 들리는데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시행되나요? 

기본적으로 수술은 ▲안전하고 ▲합병증이 없거나 적어야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완전한 절제, 즉 근치성이 담보돼야한다고 얘기합니다. 그간 이 기준에 따라 가장 안전한 수술로 인식돼온 것이 절개수술입니다. 다만 눈에 잘 보이는 곳에 흉터를 남긴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죠. 

이 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로봇수술입니다. 로봇수술은 ▲겨드랑이와 유륜에 작은 구멍을 통하거나(양측 액와 유륜접근법) 또는 ▲아랫입술 안쪽 조그만 절개창을 통해(경구강접근법) 진행해 목에 흉터를 남기지 않습니다. 

로봇수술이 기존 절개수술보다 더 완전하고 안전한 건 아닙니다. 다만 안전성이나 합병증, 근치성 면에서 절개수술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 미용효과까지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저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두 가지 로봇수술방식을 모두 설명하고 개인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게 합니다.   

박원서 교수는 “갑상선암은 완치율과 생존율이 높아서 환자 삶의 질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한다”며 “특히 수술 후유증에 예민한 암이기 때문에 합병증이 안 생기도록 세심하고 정교하게 수술을 진행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 수술기법은 발전해도 갑상선암수술은 원체 까다롭다고 하는데 수술 시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어떤 점인지요?

수술 후 합병증이 최대한 안 생기도록 수술방법 선택부터 진행까지 매 순간 신중하게 임합니다. 갑상선암은 생존율과 완치율이 높아서 여생을 얼마나 건강하게 지내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 갑상선암은 워낙 수술 후유증에 예민한 암입니다. 갑상선이 기도에 달라붙어 있고 되돌이후두신경(성대 움직임 담당), 부갑상선(칼슘대사 조절) 등 중요한 장기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죠. 자칫 이곳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성대마비로 인한 쉰 목소리, 부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저칼슘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수술 후유증을 예방하려면 환자들의 노력도 분명 필요할 텐데요. 수술 후에는 어떻게 생활해야하나요?

갑상선암에 특별히 좋거나 나쁜 음식은 없어서 일단 골고루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항간에 갑상선암환자는 미역국이나 김 같은 해조류를 먹어선 안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오해입니다. 이는 방사선요오드 치료*로 2주간 요오드 식이제한을 해야하는 환자들에게만 해당합니다. 또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안내한 외래 진료일을 꼭 지키고 처방받은 갑상선호르몬제를 꾸준히 복용해야합니다. 

*방사선요오드 치료 :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알약형태로 복용하는 것.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요오드를 흡수하는 기관으로 일정기간 요오드 식이제한을 하면 갑상선이 요오드를 갈구하는 상태가 된다. 이때 방사선을 방출하는 요오드를 흡수하게 해서 남아있는 갑상선을 파괴하는 것이다. 갑상선은 요오드인 줄 알고 달려들지만 결국 폭탄에 뛰어드는 셈이다. 방사선요오드 치료 환자는 약 2주간 요오드가 든 음식을 먹어선 안 되며 이 기간에는 주변으로 방사선이 노출될 위험이 있어 격리된 시설에서 치료를 마쳐야한다.  

- 갑상선암은 여전히 크고 작은 오해들이 많습니다. 갑상선암 전문가로서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료진도 가족만큼이나 환자들이 건강하고 잘되길 바랍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에 흔들리지 말고 처음부터 함께 한 의료진을 평생 동반자라 여기고 따라와주세요. 특히 ▲각종 건강보조식품에 현혹되지 말기 ▲신선한 채소, 과일 골고루 섭취하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외래 진료일 지키기 ▲약물복용 임의로 중단하지 않기는 꼭 지킬 것을 당부합니다. 

아울러 여전히 과잉진단·치료를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경각심 차원에서 검사받는 건 전혀 해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갑상선암은 진행속도가 느리고 증상이 거의 없어서 쉰 목소리 등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것입니다. 

간단한 초음파검사만으로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또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이라면 완치율이 높습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갑상선암 발병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갑상선초음파검사를 권장합니다. 

※ 박원서 교수는?

박원서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에서 갑상선암수술을 전문으로 풍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면 다양한 갑상선암 수술방법을 충분히 설명한 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수술 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다. 연구활동에도 힘쓰고 있으며 특히 로봇수술이 수술의 핵심가치 면(안전성, 합병증 최소화, 재발을 방지하는 완전성)에서 기존의 절개수술과 차이가 없으면서 미용적으로 탁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016년과 2019년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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