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요! 희귀질환] 신생아사망질환 1위 척수성근위축증, 신약개발돼 신생아선별검사 ‘시급’
[극복해요! 희귀질환] 신생아사망질환 1위 척수성근위축증, 신약개발돼 신생아선별검사 ‘시급’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3.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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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윤정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희귀질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희귀질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지난해 1월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헬스경향은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극복해요! 희귀질환’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이윤정 교수는 “척수성근위축증 1형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경세포가 죽어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세포가 많지 않다”며 “이번 신약개발로 단 1회 투여로 모든 치료가 종료되기 때문에 신생아선별검사 도입으로 환아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윤정 교수는 “척수성근위축증 1형의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경세포가 죽어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세포가 많지 않다”며 “단 이번에 개발된 신약은 1회 투여로 모든 치료가 종료되기 때문에 신생아선별검사 도입으로 환아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의 아픔을 마주하면 어떨까. 그 작디작은 손이 고통에 몸부림치면 보호자는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아이가 여타 할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을 진단받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심경이랴.

하지만 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윤정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런 두려움이 사그라졌다. 소아청소년과는 희귀질환 진단·치료 시 매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유는 희귀질환은 대부분 소아시기에 발병하기 때문이다. 희귀질환자의 고충을 덜어주고 그 고통을 같이 이겨내는 이윤정 교수와 ‘척수성근위축증(SMA)’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 척수성근위축증(SMA)에 관해 설명 부탁한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신생아유전질환 중 사망원인 1위 질환이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운동신경세포와 건강기능을 유지하는 생존운동신경세포 ‘SMN1·2’와 연관이 깊다. 이때 척수성근위축증은 5번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발생, SMN유전자가 아예 없거나 점차 사라져 전신근육이 쇠약해지는 질환이다.

- 척수성근위축증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척수성근위축증 의심증상으로는 ▲호흡곤란 ▲울음소리가 작음 ▲누울 때 개구리다리 자세가 됨 ▲머리를 혼자 가누지 못함 등이 있다. 척수성근위축증은 혈액채취를 통해 SMN1 유전자변이를 확인하는 유전자결손검사을 통해 진단한다. 임상적으로 척수성근위축증 진단받은 환자 중 95~98% 정도는 SMN1 유전자변이가 관찰된다. 이때 척수성근위축증은 발병시기에 따라 1~4형으로 나뉘는데 생후 6개월 이내 발생하는 1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 대부분 희귀질환은 치료제가 없지만 척수성근위축증은 치료제가 존재한다.

맞다. 정말 다행인 부분이다.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의료진이 가장 좌절감을 느낄 때는 치료제가 없을 때다. 하지만 척수성근위축증은 치료제가 존재한다. 바이오젠의 ‘뉴시너센나트륨’(스핀라자)과 노바티스의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졸겐스마)’이 대표적이다. 이중 국내에서 허가와 함께 급여까지 받은 약제는 뉴시너센나트륨이 유일하다.

- 두 약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척수성근위축증은 SMN단백질을 생산하는 SMN1유전자가 돌연변이이거나 아예 결여돼 있다. 이때 SMN1백업유전자로 SMN2유전자가 존재하지만 SMN2유전자의 SMN단백질생산량은 10% 수준으로 매우 적다. 이때 뉴시너센나트륨은 SMN2유전자와 결합해 SMN단백질의 양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투여해야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반면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은 단 1회 주사투여로 치료가 종료되는 척수성근위축증 최초 ‘유전자대체치료제’다.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은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SMN1 유전자의 기능적 대체본을 투약, 지속적으로 SMN단백질을 발현해 질병의 진행을 막는다.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은 ‘연령과 관계없이 제1형으로 임상적 진단이 있는 경우, SMN2 유전자의 복제수가 3개까지 있는 척수성근위축증환자’에서 사용 가능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지만 국내에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 경북대병원에서 국내 최소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을 투여했다고 들었다.

처음부터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을 투여한 것은 아니다. 환아는 생후 2주 때 경북대병원을 방문, 유전자검사를 진행했다. 유전자검사 결과 척수성근위축증이었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진행성질환인 만큼 약물치료가 시급하기 때문에 뉴시너센나트륨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다행히 이때부터 환아의 운동기능점수는 상승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 무상공급 투여대상자가 돼 생후 10개월 때 약을 투여했다. 현재는 운동기능 평가도 많이 상향됐으며 아무런 치료제 없이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 개발을 통해 척수성근위축증 치료목표가 변했을 것 같다.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의 개발로 척수성근위축증의 신생아선별검사 중요성이 올라갔다. 간혹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든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신생아선별검사를 진행하자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질환은 ‘치료제가 존재하는 희귀질환’이다. 특히 척수성근위축증 1형의 경우 진행속도가 빠르다. 1형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경세포가 죽어 아무리 노력해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세포가 많지 않다. 물론 약가가 매우 고가지만 1회 투여로 치료가 종료되기 때문에 향후 국가와 개인이 부담해야하는 사회적비용과 비교하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 희귀질환 진단을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환아와 가족이 가장 힘들 것이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인 엄마, 아빠는 함께 고통을 이겨내야하고 힘든 시간을 매 순간 맞이한다. 이때 의료진이 도울 수 있는 것은 정확한 진료뿐이다. 하지만 희귀질환을 보는 의료진 수가 적다 보니 의료진 개개인이 처리해야 할 서류가 많다. 서류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이 부분이 꼭 개선돼야한다.

또 다른 문제는 많은 환자가 서울권 병원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다행히 희귀질환의 경우 효율적인 진단을 위해 정부는 지역거점센터를 운영 중이다. 만약 희귀질환이 의심된다면 서울권보다 가까운 권역센터에 방문해 빠른 진단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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