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겨울철 건조한 피부, ‘보습제’ 하나면 충분...수분크림 등 이중지출 필요 없어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겨울철 건조한 피부, ‘보습제’ 하나면 충분...수분크림 등 이중지출 필요 없어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1.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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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죽을 때까지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게 해줄게.” 결혼 전 대한민국 남성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아닐까? 설마 물과 함께 사용하는 주방세제의 폐해를 미리 알고 있었던 걸까. 

주방세제에 함유된 계면활성제가 아내의 손을 늙고 거칠게 만든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던 거라면 그동안의 설움이 싹 달아날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를 알고 그랬던 것은 아닌 듯싶다. 

요즘처럼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는 겨울이면 비단 손뿐 아니라 얼굴, 몸, 발뒤꿈치에 이르기까지 건조함이 더해진다. 급한 마음에 당장 건조함을 채울 수 있는 보습제를 찾아 인터넷과 화장품코너를 뒤져본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보습제와 수분크림, 수분밤, 수분로션 등 각각 다른 이름으로 겨울철 건조함을 채워준다고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습의 사전적 의미는 ‘피부에 습기를 오랫동안 보존해 피부의 열감, 가려움, 건조함 등의 불편을 줄여주고 부드럽게 만듦’이며 보습제는 이러한 기능을 부여하는 제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피부의 각질층 수분함량은 15~20%인 반면 건조한 피부는 10% 이하다. 최적의 피부보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피부장벽을 보호하는 2가지 시스템이 피부 내에서 작동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피부기능이 떨어져 수분공급 저하와 수분증발이 가속화된다. 우리는 이러한 피부건조를 예방하고 보습을 돕기 위해 외부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연적인 피부보습기능을 표방한 보습화장품이다.

일반적으로 피부표피층의 천연보습인자는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물질로 만들어진 피부장벽은 수분증발을 막아 이중잠금장치 역할을 한다. 

이와 유사한 원리를 이용한 보습화장품의 성분이 바로 습윤제와 밀폐제다. 화장품성분 중 글리세린, 히알루론산 등이 수분을 공급하며 실리콘과 오일 등이 수분증발방지를 도와 이중잠금장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보습제’라고 쳐보면 대부분 보디, 즉 몸에 바르는 단일제품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 ‘보습제는 몸에만 바르는 건가?’ 하면서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보습제와 수분화장품은 별개의 제품으로 오해하기 쉬워 화장품선택에 있어 제약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보습제 대부분은 습윤제와 밀폐제 성분이 적절히 배합돼 있어 천연피부보습기능을 대체해준다.

또 ‘수분화장품’으로 검색해 보면 ‘수분로션+수분크림’이라는 일률적인 공식이 적용된다. 게다가 기능성인증원료라도 추가되면 가격대가 수직상승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겨울철 피부건조를 겪는 일반소비자의 경우 더욱 혼동스러울 수밖에 없는 노릇.

결과적으로 피부건조를 위한 화장품은 보습화장품, 즉 보습제와 같은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보디뿐 아니라 얼굴에 사용하는 제품까지 통칭하는 용어인 것. 또 수분크림, 수분밤, 수분로션은 제형에 따른 수분함량만 다를 뿐 같은 보습제임을 알아두고 자신의 현재 피부타입에 맞게 골라서 사용하면 된다. 

다시 말해 ‘로션+크림’이라는 화장품마케팅공식에 따라 보습제와 수분화장품을 각기 따로 구매해 이중지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일부 기능성성분을 함유한 보습화장품을 통해 주름 및 탄력개선, 미백효과룰 얻으려는 기대도 잠시 내려놓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적으로 건조함을 채워주는 것이다. 

팁 하나. 남편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결혼 후 주방세제로 무너진 아내의 피부장벽을 가슴 깊이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주는 촉촉한 보습제 하나 선물함으로써 결혼 전 거짓말을 만회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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