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희망은 있다] ⑤뇌전이 빈번한 폐암, 재활치료로 삶의 질 높일 수 있어
[폐암, 희망은 있다] ⑤뇌전이 빈번한 폐암, 재활치료로 삶의 질 높일 수 있어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10.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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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은주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폐암은 1998년부터 20년 이상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사망자 29만8820명 중 26.5%가 암이었으며 이 중 22.5%(7825명)가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27.6%로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습니다. 폐암은 감기·만성기관지염과 증상이 유사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헬스경향은 10월 14일 ‘폐의 날(매년 10월 둘째주 수요일)’을 맞아 폐암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암환자 재활치료는 근골격계증상, 중추 및 말초신경계 이상, 림프부종 및 기능장애, 무기력, 피로 등으로 인한 고통 극복과 기능회복 및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환자 재활치료는 근골격계증상, 중추 및 말초신경계 이상, 림프부종 및 기능장애, 무기력, 피로 등으로 인한 고통 극복과 기능회복 및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거 암은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의료기술과 치료제의 발달로 이제 암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암환자의 5년생존율은 70.4%로 10년 전이었던 54.1%보다 1.3배 증가했다. 이에 암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치료 중심의 시각에서 일반적인 만성질환자와 같은 맥락에서 재활이 이뤄져야한다는 새로운 시각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폐암의 경우 뇌전이가 빈번한 만큼 재활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암재활은 다소 생소한 영역이다. 일반적인 재활치료와 차이는 무엇인지.

재활은 ‘환자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다. 따라서 재활은 신체기능을 회복·유지시키기 위해 실행하는 모든 치료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등이 있으며 장애가 없더라도 통증, 일시적 질환, 외상 등으로 환자 삶의 질이 떨어졌을 때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도 재활치료에 속한다.

하지만 암환자는 일반적인 재활과 달리 근골격계증상, 중추 및 말초신경계 이상, 림프부종 및 기능장애, 무기력, 피로 등으로 인한 고통 극복과 기능회복 및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 암재활의 목표다. 따라서 암환자의 재활은 치료시기에 따라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이 이뤄진다.

- 모든 암환자가 재활치료 대상인가.

맞다. 모든 암환자가 재활치료의 대상이다. 암재활치료는 암 자체 또는 항암치료로 신체구조, 기능 등의 이상이 나타난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따라서 암을 진단받은 순간부터 암재활전문의는 암자체 또는 암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개인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프로그램을 처방한다.

- 암재활치료는 어떤 효과를 갖고 있는지.

암 치료과정 중 발생한 통증, 기능장애 등과 같은 후유증, 합병증 등은 환자 삶의 질은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특히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암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암재활치료는 합병증 예방을 돕고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암재활치료를 받은 암환자의 기능적 보행지수는 재활치료 전 평균 2.1점에서 치료 후 평균 2.4점으로 향상됐다. 또 보행불가사례는 30.9%에서 24.2%로 크게 감소했다. 이밖에도 신체기능 점수는 57.8점에서 64.2점으로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폐암에서 재활치료의 핵심은 무엇인가.

폐암환자의 경우 호흡장애가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진단 직후부터 폐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호흡재활을 진행한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라면 복식호흡 등으로 폐활량을 늘리고 횡격막 등 관련 근육을 강화해 수술후유증 위험을 낮춘다.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폐암환자에게 권장되는 재활방법이다.

문제는 폐암의 경우 전이와 재발이 잦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항암치료기간이 긴 만큼 환자의 체력유지가 중요하다. 이에 방사선요법이나 화학요법으로 떨어질 수 있는 근력이나 신체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항중력근 운동 등을 진행한다.

양은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암재활에 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라며 “재활을 빨리 시작할수록 후유증이 적게 남고 삶의 질이 향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은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암재활에 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라며 “재활을 빨리 시작할수록 후유증이 적게 남고 삶의 질이 향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폐암은 뇌전이가 잦다. 만약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의 경우 어떤 재활치료가 이뤄지는지.

뇌전이는 암재활치료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폐암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5명 중 1명은 진단 시부터 뇌전이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재활에 들어가기 앞서 뇌 어느 부분에 종양이 전이됐는지 파악해야한다. 이유는 종양 침범 부위에 따라 발생하는 기능장애가 다르기 때문이다. 재활치료의 대상이 되는 기능장애는 ▲편마비 ▲고차 뇌기능장애 ▲연하장애 등이며 이는 뇌혈관장애환자과 비슷한 치료전략을 갖는다.

문제는 뇌전이환자의 경우 방사선·화학요법을 병행하기 때문에 몸 상태가 수시로 변한다. 따라서 생체징후를 수시로 확인해 운동부하량을 조정해야한다. 만약 백혈구감소가 진행되면 감염을 조심해야하고 혈소판이 감소하면 저항운동을 삼가야한다. 또 고차 뇌기능 장애, 연하장애를 동반한 경우 흡인성폐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의 형태, 식사 시 자세, 연하재활 치료 등을 통해 기능개선을 도모한다.

- 재활치료 외 도움이 되는 치료가 있는지 궁금하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는 신체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고 인지·언어장애 등으로 우울증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재활치료와 함께 심층심리상담, 이완요법 등 심리적 지지프로그램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뇌압상승으로 두통, 구토, 오심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걷기, 스트레칭, 명상 등을 추천한다. 이밖에도 다리저림 등의 통증에는 가벼운 마사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폐암환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암재활치료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암재활치료에 관한 인식은 낮다. 암은 환자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질환이다. 적극적인 재활치료는 항암치료효과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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