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요! 희귀질환] 신생아선별검사 대상질환 확대하라
[극복해요! 희귀질환] 신생아선별검사 대상질환 확대하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9.2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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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해 치료하면 정상생활 가능해져
치료제 있는 희귀질환만이라도 포함해야

희귀질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희귀질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1월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극복해요! 희귀질환’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신생아선별검사는 증상이 없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합병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료제가 존재한 희귀질환도 검사항목에 포함돼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신생아선별검사는 증상이 없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합병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료제가 존재한 희귀질환도 검사항목에 포함돼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갓 태어난 신생아건강을 위해 실시하는 필수검사는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그중 ‘신생아선별검사(Newborn screening)’는 한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검사법이다. 더욱이 신생아선별검사는 유전희귀질환 판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생아선별검사(탠덤매스검사법)는 신생아의 발뒤꿈치에서 뽑은 소량의 혈액을 이용해 50여종의 선천성대사질환을 찾아내는 것으로 생후 2~3일이 검사적기다.

정부는 1985년 신생아선별검사를 처음 도입했으며 1997년 페닐케톤뇨증과 선천성갑상선기능저하증을 검사항목에 추가했다. 2006년에는 ▲페닐케톤뇨증 ▲감상선기능저하증 ▲갈락토스혈증 ▲호모시스틴뇨증 ▲단풍당뇨증 ▲선천성부신과형성증 등 6종을, 2018년에는 50여종의 선천성대사이상질환으로 무료검사대상을 확대했다. 이밖에도 희귀질환진단사업을 통해 87개 극(極)희귀질환의 신생아선별검사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신생아선별검사에는 아직 ▲척수성근위축증(SMA) ▲폼페병 ▲뮤코다당증 ▲고셔병 ▲헌터증후군 ▲부신백질이형성증 등 치료시기가 중요한 희귀질환이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이를 포함시켜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전문과 유한욱 교수(소아내분비대사과)는 “미국은 물론 대만에서도 무료검사대상인 고셔병은 4만명 중 1명, 부신백질이형성증은 1만7000명 중 1명이 발생할 만큼 발병률이 높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포함하지 않았다”며 “증상발현 전 치료를 시작했을 때 치료효과가 뛰어난 희귀질환에 관해서는 유전자검사를 꼭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희귀질환의 경우 치료가 늦어지면 뇌 장애가 발생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등 예후가 매우 나쁘다. 이에 미국, 대만 등 해외에서는 치료제가 있는 희귀질환에 한해 신생아무료선별검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가령 척수성근위축증은 신생아 때 발견해 한 달 내에 치료하면 아이의 정상적 보행이 가능하다. 또 폼페병, 파브리병, 뮤코다당증 등 리소좀축적질환(LSD)은 치료제가 개발돼 있어 신생아선별검사를 통한 조기치료 시 정상적인 성장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대만에서는 일찍이 신경근육계희귀질환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척수성근위축증에 대한 신생아선별검사를 지원, 2014∼2016년에만 전국 12만여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실시해 8명의 척수성근위축증환아를 조기발견해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영유아사망률이 높은 폼페병 역시 조기진단을 통해 사망률 0%를 기록하고 있다.

또 미국의 경우 모든 주에서 치료제가 있는 희귀질환에 대한 신생아선별검사가 의무화돼있다. 최근에는 미주리,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주에서 척수성근위축증 진단을 위한 신생아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13개 주는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훈 교수는 “신생아선별검사는 질환을 조기발견해 치료함으로써 합병증 및 사망률감소에 크게 도움을 준다”며 “치료제가 확보된 희귀질환만이라도 신생아선별검사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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