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청소년의 고민거리 여드름, 어떻게 없앨까
[배현 약사의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청소년의 고민거리 여드름, 어떻게 없앨까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 승인 2018.10.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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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학교는 가야하는데 이마에 새로 난 빨간 구진이 신경쓰인다. 요 몇일 이마 쪽으로 기름기가 좔좔 흐르더니 더 심해진 것 같다. 앞머리를 내려도 자꾸 보이는 것 같다. 빨리 학교 가라는 엄마 말에 괜히 버럭 짜증을 냈다가 후회만 남는다.

한참 수그러드는 것 같더니 턱과 입 주위에 구진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짜내면 누런 피지가 나오고 좀 덜해지다가도 피곤하거나 음식을 잘 못 먹으면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다. 내일은 중요한 발표가 있는데 얼굴관리 좀 하라던 부장님의 마땅찮아 하시는 목소리가 귓가를 자꾸 맴돈다.

청춘의 심볼이라고 여겨진 여드름은 사실 청소년들의 큰 고민 중 하나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청소년 고민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학업, 2위는 건강, 3위가 외모다. 특히 외모에 대한 고민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교복브랜드 엘리트에서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화장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88%며 그중 초등 저학년에 화장을 시작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21.8%나 된다니 청소년들이 외모에 고민과 관심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다. 케이블TV 렛미인 같은 성형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것만 봐도 대중이 외모에 얼마나 관심있는지 알 수 있다.

이처럼 외모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에게 여드름은 재앙 같은 질환이다. 군데 군데 올라온 빨간 화산봉우리는 자신감을 떨어뜨려 대인관계에 영향을 끼치며 삶의 질까지 떨어뜨린다.

여드름은 왜 생길까? 여드름이 생기는 병리는 명확하다. 모낭상피의 각화로 모공이 막히고 피지분비가 막혀 모낭이 팽창한다(미세면포). 피지는 갈수록 축적되고 모공이 완전히 막히면(폐쇄면포) 더욱 더 피지가 쌓인다. 심한 경우 내용물이 모공을 확장시켜 뚫고 나오는데(개방면포) 이때 피지가 산화되면서 검은색으로 보인다. 폐쇄면포를 ‘White head’라 부르고 개방면포를 ‘Black head’라 부른다.

기까지는 비염증성이다. 막힌 면포 밑에는 피지가 축적돼 있는데 이는 여드름균이 증식할 수 있는 이상적 조건이 된다. P. acnes는 지방분해효소를 분비해 피지를 유리지방산으로 바꾸며 피부조직에 자극이 된다. 증식한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인체 방어세력(백혈구, 보체 등)이 활성화되고 염증반응이 일어나 국소조직이 손상된다. 여드름균이 증식하면 염증·화농이 진행돼 염증성여드름이 되는 것이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는 사춘기 남성에게서 여드름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호르몬이 피지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헤어밴드와 같이 국소적으로 땀구멍을 막는 것들, 유분이 너무 많은 화장품, 스트레스, 약물 복용 등은 모두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정제당 과다 섭취, 트랜스 지방이 많은 기름의 과다 섭취도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드름의 치료는 각질, 면포, 여드름균 제거에 맞춰서 이뤄진다. 피지가 너무 많이 분비돼 치료받아야 하는 성인 여드름, 약물복용, 주사비 등의 상태는 약물복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셀프메디케이션 대상이 아니다. 일반의약품으로 여드름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제제는 다음과 같다.

①각질과 면포를 녹이고 살균효과가 있는 ‘벤조일퍼옥사이드(브레복실겔)’

벤조일퍼옥사이드는 산화작용으로 피지 안에 존재하는 세균을 억제한다. 각질과 면포를 녹여 피지 및 노폐물 배설을 촉진해 여드름증상을 완화한다.

처음 1일 1회 취침전에 환부에 가볍게 두드리며 바른다. 적용시 경미한 피부박리와 홍반등이 있을 수 있는데 적응되면 1일 2회 바른다.

자극을 주는 제제이기 때문에 피부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머리카락이나 섬유에 닿으면 탈색우려가 있어 주의한다. 피부박리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1~2주 중에 나타나고 바르지 않으면 1~2일 내에 없어진다. 염증성, 비염증성 여드름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벤조일퍼옥사이드 사용 시 지나친 자외선노출은 피하는 것이 좋다.

②각질을 녹이고 염증반응을 완화한다. ‘살리실산(클리어틴액)’

살리실산은 살아 있는 표피층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고 세포간 접합제물질을 용해시켜 피부각질층을 떨어뜨리며 소염작용으로 염증반응 완화한다. 하지만 본 성분으로 살균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1일 2회 점막 부위에는 닿지 않게 조심해서 환부에 바른다. 햇빛 과민성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약을 바른 뒤 외출할 때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비 염증성 여드름에 사용한다.

③항진균·항세균·항염증효과 이부프로펜피코놀·이소프로필메틸페놀복합제(클리어틴이부더블스팟톡)

이소프로필메틸페놀은 치몰로 항진균, 항세균효과가 있다. 모공 안에 존재하는 여드름균을 직접 억제한다. 이부프로펜피코놀은 소염진통제 성분으로 항염증작용이 있고 여드름균의 지방분해효소를 억제한다. 두 가지 성분의 복합은 화농성 피부질환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1일 수 회 사용할 수 있으며 비누세안을 깨끗하게 하고 적당량을 발라준다. 하지만 면포제거효과는 없기 때문에 각질이 많다면 다른 제제와 병용해 사용해야한다. 염증성 여드름에 사용한다.

④항균작용이 있는 ‘아젤라산(아젤리아)’

여드름균의 성장과 지방산생성을 억제해 화농성여드름을 치료한다. 1일 2회 환부에 문질러 바른다.

⑤여드름이 심하다면 한약제제을 복용해 보자

비염과 여드름이 같이 있다면 형개연교탕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균 감염을 억제하며 염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얼굴에 홍조가 있으며 화농증여드름이 있다면 청상방풍탕을, 각화증이 심한 경우 구어혈제인 계지복령환을 사용하면 증상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전문가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은 완치라는 개념보다 증상완화와 함께 흉터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치료목표를 두어야 한다. 여드름이 있는 경우 1일 2회 이상 깨끗하게 세척하며 여드름전용 비누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피부에 밀착되는 장신구나 액세서리 등은 피하고 스트레스, 술, 담배, 알레르기 유발 음식 등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여드름이 보기 싫고 불편하다고 손톱을 짜거나 긁어내는 것은 절대 안된다. 2차 감염으로 이어지면 흉터가 더 크게 남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면포를 짜내는 스트립을 사용하거나 잘 소독된 면포전용 제거기를 사용한다. 아연, 비타민A 등 영양소 섭취는 여드름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참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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