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갑상선암의 림프절전이는 어떻게 치료하나
[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갑상선암의 림프절전이는 어떻게 치료하나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3.0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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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건강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갑상선암 의심소견을 발견해 수술 받으러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먼저 수술범위를 정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했다. 갑상선에서 조금 떨어진 목 측면부에 모양이 좋지 않은 림프절(임파선)이 몇개 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갑상선암 전이가 의심돼 세침흡인 세포검사와 갑상글로불린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갑상선유두암이 림프절로 전이된 것을 확인했다.

암은 처음에는 하나의 세포덩어리로 시작해 점점 커지다가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가는 특성이 있다. 이렇게 퍼져 나가는 것을 ‘전이’라 부른다. 갑상선암의 조기치료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이미 림프절로 전이된 갑상선암은 서둘러 치료해야한다.

림프절전이가 확인되면 수술범위가 넓어진다. 우선 갑상선은 남김없이 전부 제거한다. 또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진행해야한다. 갑상선이 남아 있으면 치료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림프절도 제거하는데 전이가 확인된 림프절만 똑똑 떼어내는 것이 아니다. 초음파검사나 CT에서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 덩어리들도 같이 없애기 위해 범위를 넓게 수술한다. 이렇게 목의 림프절을 제거하는 수술을 경부림프절절제술 혹은 경부곽청술이라 부른다.

림프절절제술에 관해 설명하면 환자들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림프절을 그렇게 제거하면 면역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어떤 후유증이 발생하는지 궁금해 한다. 갑상선암에 대해 공부를 하고 오신 분들은 림프절전이가 있으면 폐전이로 발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림프절절제술로 제거되는 림프절은 몸에 있는 많은 림프절 중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면역체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림프절은 암이 퍼져 나가는 경로이기 때문에 전이된 림프절과 주변 림프절을 제거하는 것은 암치료 과정이면서 재발방지에 도움을 준다.

림프절은 목에 있는 근육 사이 지방층에 파묻혀 있다. 림프절절제술은 그 지방층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지방층의 완충작용이 없어지면 근육들끼리 유착이 생기고 목이 뻣뻣해 지는 불편함이 남는다. 림프절절제술을 광범위하게 하면 어깨근육신경 손상위험이 있는데 신경손상이 없어도 어깨가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근육유착이 원인이다. 그래서 림프절절제술을 받고 나면 목 운동, 어깨운동, 마사지를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지방층이 제거되면 목 두께가 얇아져 미용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목 부위 피부의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림프절전이가 진단되면 폐전이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갑상선암, 특히 유두암의 림프절전이는 조금씩 범위를 넓혀 가면서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갑상선전절제수술과 림프절절제술을 받고 방사성요오드치료도 받아야 하지만 갑상선암은 가장 예후가 좋은 암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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