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구강암, 후두암, 그리고 두경부암의 조기 진단
[하정훈의 갑상선-두경부 이야기] 구강암, 후두암, 그리고 두경부암의 조기 진단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2.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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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필자는 이비인후과 의사로 대학병원에서 10년 넘게 암환자를 대상으로 진단하고 수술해왔다.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면 ‘이비인후과에도 암이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정말 많다.

암은 신체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이비인후과에서 진료하는 귀, 코, 얼굴, 목 부위에도 암이 생긴다. 여기에 생기는 암을 두경부암이라 부른다.

두경부(頭頸部)는 한자로 머리와 목 부위를 말한다. 두경부암은 한종류의 암이 아닌 두경부에 생기는 다양한 암을 뭉뚱그려 부르는 명칭이다. 하지만 두경부에 생기는 암 중에서 갑상선암은 두경부암이라 말하지 않고 따로 분류한다.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는 암 중 가장 흔한 구강암은 입안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목소리를 내는 후두에 생기는 후두암이 다음으로 흔하다. 편도선에 생기는 암은 편도암이라 부르고 이는 구인두암에 포함된다. 요즘 세계적으로 구인두암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두경부암은 상당히 드문 암이다. 2014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년 동안 4634명의 새로운 두경부암환자가 진단받아 전체 암환자 21만7057명의 2.1%를 차지한다. 두경부암을 발생위치에 따라 나누면 구강암 1347명, 후두암 1111명, 침샘암 527명, 구인두암 518명, 하인두암 435명, 비인두암 364명, 비강 및 부비동암 332명이었다.

두경부암이 얼마나 드문 암인지 구강암을 예시로 설명하겠다. 구강암은 이비인후과에서 진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과에서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는 2500명, 치과의사 수는 2만명이 넘는 걸로 알고 있다.

1년에 새로 발생하는 구강암환자가 1400명으로 대략 평균내면 1차 진료의사는 10년에 한명의 구강암환자도 만나기 어렵다. 후두암도 동네 이비인후과 의사가 평균 2년에 1명을 진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다.

아무래도 의사가 드물게 접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의심하고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따라서 두경부암은 조기에 진단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환자도 이비인후과 영역에 암이 생긴다는 사실을 몰라 불편한 증상을 오랫동안 내버려둬 늦게 발견하기 쉽다. 반대로 암으로 진단받는 것이 두려워 병원방문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지만 두경부암은 조기진단이 정말 중요하다. 초기 두경부암은 간단한 수술로 큰 후유증 없이 완치될 수 있다. 두경부암이 진행되면 암 자체에 의해 또는 암치료에 의해 기능적인 불편함이나 미용적인 문제가 남아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

구인두암이나 비인두암은 진단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지만 구강암이나 후두암은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앞으로 두경부암의 예방과 조기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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