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㊺ 50대 이상 10명 중 4명 “외롭다”…고령사회에 늘어나는 고독한 노인들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㊺ 50대 이상 10명 중 4명 “외롭다”…고령사회에 늘어나는 고독한 노인들
  • 이나영 객원기자 (senioryoung@k-health.com)
  • 승인 2018.01.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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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가장 외로운 나라일까?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가 밝혀졌다. 2015년 ’더 나은 삶의 질 지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7명은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있다(72%)’고 응답했다.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OECD 평균 88%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최하위다.

이나영 객원기자

특히 이 조사를 연령별로 분석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15~29세는 약 93%가 ‘그렇다고’ 응답해 OECD 평균보다 높지만 50세 이상에서는 약 61%에 불과했다. 10명중 4명은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고립되기 때문에 사회지원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노년기에는 은퇴, 질병, 가까운 친구나 배우자의 죽음으로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점차 줄어든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는 양적인 사회관계가 감소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고 지적한다. 노년에는 정서적으로 의미있는 만남이 양적인 관계보다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홍콩의 한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년기 사회적 관계가 좋지 않으면 자살충동을 일으킨다는 결과도 있다. 사회적지지는 노인의 자살위험을 감소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흔히 고독을 노인의 4대 고통 중 하나라고 말한다. 노년에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축소되고 주변 사람들과의 이별은 극심한 고독을 유발한다. 또 거동이 불편하고 경제적으로 빈곤하면 외출·여가활동이 힘들어진다. 최근에는 고령화와 핵가족화 등으로 독거노인도 증가추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독거노인은 2015년 약 138만명에서 2025년 약 225만명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은 삶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우선 ‘아플 때 간호할 사람이 없다는 점(37.2%)’을 가장 높게 꼽았다. 다음으로 ’심리적 불안감과 외로움(24.4%)‘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특히 ’이웃이나 자녀로부터 소외문제를 경험하는 경우(64.5%)‘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고독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에서는 최근 고독을 사회적 이슈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로움 전담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을 임명하기도 했다. 담당장관은 외로움 관련 전략을 세우고 각종 사회단체 등에 예산을 지원한다. 특히 영국은 75세 이상 노인의 과반수가 혼자 살고 있다.

독거노인은 2015년 약 138만명에서 2025년 약 225만명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에 따르면 독거노인들은 ▲아플 때 간호할 사람이 없는 점 ▲심리적 불안함과 외로움 ▲이웃과 자녀에게서 소외감 등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인의 고독사도 큰 사회적 문제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의 고독사비율은 전체의 3%를 넘어선 상황이다.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 따르면 무려 고령자의 40%는 ‘고독사가 내 일 같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도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이 2016년 1200명을 넘어섰다. 그 중 60·70대 무연고사망자는 48.2%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독한 노인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외로움을 겪는 기간도 늘어났다. 외로움을 겪으면 하루 담배 15개비를 흡연하는 것과 비슷한 악영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해결하고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첨단 IT기술이나 로봇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거나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움직임이 있다. 우리사회의 적극적인 대처로 고령사회에 외롭지 않은 노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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