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암 수술 후 상처 관리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암 수술 후 상처 관리
  • 헬스경향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8.01.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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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잔뜩 힘을 준 30세 여자환자가 필자를 찾아 왔다. 3주 전 다른 병원에서 갑상선암수술을 받았는데 목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가만히 보니 환자는 목을 움직이지 않기 위해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왜 그러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상처가 터질까 봐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을 움직인다고 해서 상처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말해줬더니 이전에는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 몰랐다고 한다.

수술은 보통 피부를 절개해 생긴 상처를 봉합하면서 끝난다. 상처봉합은 보통 세 겹으로 한다. 피하지방 중간에 있는 얇은 근육층을 봉합하고 진피층을 봉합한 다음 표피층을 꿰맨다. 근육층이나 진피층을 봉합할 때는 녹아 없어지는 실을 사용한다. 표피를 꿰맬 때는 수술하는 의사에 따라 실을 이용하기도 하고 본드나 테이프를 사용하기도 한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몇 달이 걸리지만 봉합 직후에도 웬만큼 움직여도 벌어지지 않는다. 갑상선수술 후 목운동은 가급적 빨리 시작해야 불편함을 줄이고 목소리를 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필자는 수술 다음 날부터 목운동을 하도록 권장한다. 만약 배액관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면 배액관 제거한 다음 날부터 운동하는 것이 좋다.

수술 직후 며칠 동안은 상처에 물이 닿지 않도록 신경써야한다. 상처드레싱 때 방수되는 제품으로 표면을 마무리하면 수술 후 바로 씻을 수 있다. 이때도 배액관이 있으면 방수드레싱이 힘들어 배액관 제거 후 샤워할 수 있다.

보통 목 부위는 수술 후 5일~7일 되면 표피를 봉합한 실이나 테이프를 제거한다. 이후에는 피부상처가 보기 싫은 흉터로 바뀌는 것을 막으려면 피부습도를 유지하고 약간의 압박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때 종이테이프, 크림제품, 실리콘테이프 제품들이 주로 사용된다.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피부절개부에 보톡스주사를 하거나 흉터레이저를 통해 예방한다.

사실 누가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수술 자체나 수술 후 상처에 대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환자 상담을 하다 보면 막연한 불안감이 심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인터넷이나 블로그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봐서 그럴 수도 있다. 별문제 없이 순조롭게 치료를 끝낸 사람들은 인터넷에 글을 남기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시간이 부족한 의료환경에서 수술을 담당한 의사가 세밀하게 환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 못하는 것도 주요원인일 것이다.

실제 필자에게 갑상선암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수술이 생각보다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후유증이 생기거나 쉽게 회복하지 못해 고생하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드문 경우다. 수술과정이나 수술 후 관리에 대해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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