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여포암은 항상 두 번 수술해야 할까?
[하정훈의 갑상선이야기] 갑상선여포암은 항상 두 번 수술해야 할까?
  •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 승인 2017.11.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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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여성환자가 갑상선결절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자에게 왔다. 초음파검사에서 결절의 모양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세포검사결과가 애매하게 나왔다. ‘카테고리3’이라고 부르는 비정형세포가 나왔고 여포성병변이 의심됐다.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여포성병변이 의심된다는 것은 갑상선여포암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포암은 진단이 매우 까다로운 갑상선암이다. 여포암과 유사하지만 암이 아닌 여포선종이라는 것이 있는데 둘을 감별하는 기준은 종양세포의 피막침범 여부다.

세포 모양은 똑같지만 종양덩어리 전체를 조직검사로 잘 살펴봐 피막침범이 있으면 여포암이고 없으면 여포선종이다. 세포검사로 진단할 수 없기 때문에 진단을 위한 수술이 필수적이다.

여포암은 국내 갑상선암의 2~3% 정도를 차지하는 드문 유형이다. 가장 흔한 유두암과는 성질이 다르며 유두암은 림프절을 따라 퍼져 나가기 때문에 진행상태나 정도를 예측하기 쉬운 반면 여포암은 혈관을 타고 전이되기 때문에 전이상태나 전이부위를 예측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여포암을 좀더 나쁜 갑상선암이라고 보는 것이다.

유두암과 여포암은 분화갑상선암으로 분류하는데 암세포가 정상 갑상선세포와 성질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성질을 이용한 수술 후 보조치료가 방사성요오드치료다. 유두암이나 여포암이 많이 진행됐거나 재발위험이 높으면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한다. 방사성요오드치료 시 정상 갑상선이 남아 있으면 치료에 방해된다. 따라서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서는 정상 갑상선을 모두 없애는 수술이 필요하다.

유두암은 세포검사로 진단되고 상태가 파악되기 때문에 상태가 나쁘면 갑상선전절제술을 하고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시행한다. 반면 여포암은 세포검사로 진단되지 않기 때문에 우선 진단을 위한 수술을 한다. 여포암으로 진단되면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위해 정상 갑상선을 없애는 수술을 한번 더 한다.

그런데 모든 여포암은 항상 수술을 두 번 해야 할까? 다시 말해 모든 여포암은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하는 걸까?

여포암은 피막침범 정도에 따라 광범위침습 여포암과 최소침습 여포암으로 나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든 여포암은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5년 미국갑상선학회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최소침습 여포암의 재발위험은 2~3%다. 일반적인 유두암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최소침습 여포암이 재발하면 뼈나 폐에서 발견돼 치료가 힘든 편이지만 확률이 낮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방사성요오드치료를 권고하지 않는다.

위 사례의 환자는 최소침습 여포암으로 진단됐다. 재발위험과 방사성요오드치료의 이득에 대해 상담한 후 남은 갑상선제거수술은 하지 않고 추가치료 없이 추적 관찰하기로 했다. 정리 유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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