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 중국의 병원주식회사 탐구(下)
[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 중국의 병원주식회사 탐구(下)
  • 헬스경향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desk@k-health.com)
  • 승인 2017.05.11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중국의 부동산그룹 완다가 병원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상하이, 청두, 칭다오 등 3개 병원에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영국 국제병원그룹(IBG)와 제휴해 병원명도 IBG를 사용키로 했다.

첫 병원은 2018년 3600억원을 투자해 짓는 200병상 규모의 칭다오잉즈완다국제병원으로 중국 내 부유고객층을 겨냥한다. 이 병원은 완다그룹이 추진 중인 동방잉두(완다동방영화메트로폴리스)에 들어선다. 동방잉두는 영화·엔터테인먼트사업과 연계된 테마파크 프로젝트다. 전형적인 부동산과 병원의 연계프로젝트다.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산둥성 칭다오시 황다오에 가보면 할리우드를 연상시키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개발이 진행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얼마 전 세브란스병원도 칭다오 진출을 발표한 바 있다. 세브란스가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개원을 컨설팅하고 위탁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신화진그룹이라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가 추진 중인 국제생태건강성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중국의 민영병원을 말하면서 푸젠성 푸티엔 의료투자그룹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푸젠성 출신이 중국 민영병원의 80%를 소유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중국에 진출해 의료사업을 하면 이들과 파트너 또는 경쟁자로 만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들과 만나지 않는다면 중국의 아주 작은 시골이거나 비영리병원을 운영할 때 뿐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성형전문브랜드로 예스타가 있다. 2005년 항저우에서 시작한 성형병원이다. 2010년 한국 예치과가 상하이에서 운영하던 예메디컬센터를 인수하면서 브랜드를 예스타로 바꾸고 한국형 성형병원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워라이즈한궈(我来自韩国, 한국에서 왔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국인 성형외과 전문의와 한류스타 채림을 모델로 내세웠다. 이후 5년간 비슷한 규모의 성형병원을 매년 3개씩 개설, 현재 15개 도시로 병원을 확장했다. 1개 개설금액을 대략 50억원 정도로 보면 매년 신규투자만 150억원, 5년간 75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예치과가 30억 내외의 자본금으로 중국진출을 도모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와 자금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몇 년 전 천궈슝 예스타 총재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었다. 매년 200억원 정도의 광고비를 쓴다고 한다. 전국 어디서나 TV를 틀면 매일 예스타광고가 나온다. 예스타가 들어선 도시에서는 길거리광고판, 버스, 각종 차량 정거장에서 쉽게 광고를 볼 수 있다. 상하이 인근 5개 지점을 위한 온라인마케팅 직원만 400명에 달한다.

상하이 예스타 연매출만 300억원 이상으로 전국 평균 200억원만 잡아도 그룹 전체매출은 3000천억원을 훌쩍 넘긴다. 하지만 예스타가 중국 성형그룹 중 1위도 아니다. 화메이, 메이라이 등 형님뻘 되는 성형그룹이 즐비하다.

지금 이들은 사업의 성공을 논하지 않는다. 누가 먼저 성형기업으로 주식에 상장하느냐를 놓고 경쟁 중이다. 이들 성형그룹들이 모두 푸젠성 의료투자그룹이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이들이 서로 교차 투자하는 등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쯤 되면 기술적 우위만으로 중국진출이 쉽게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리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