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 ②“병원운영으로 돈 벌 생각 버려야”
[홍민철의 중국의료백서] ②“병원운영으로 돈 벌 생각 버려야”
  • 헬스경향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desk@k-health.com)
  • 승인 2017.04.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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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많은 성형외과 의사들이 중국 출장진료에 자부심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대가도 상당했다. 같은 수술도 중국에서 국내 유명성형외과 전문의가 수술하면 기본적으로 3~5배를 받았다. 하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고 몇몇 의사, 어림잡아 10여명 안팎이었던 것 같다.

3년 전 필자가 잘 아는 유명성형외과의사가 휴대폰에 찍힌 2박3일 출장진료비 정산내역을 보여준 적이 있다. 회당 약 2500만원. 1달에 2번씩 간다고 하니 그는 1달에 중국출장 2번 가고 5000만원을 버는 셈이었다.

홍민철 한중의료우호협회 상임대표

지금도 많은 의사와 의료기관은 중국에서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중국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동안, 그것도 몇몇 유명성형전문의들이 그랬을 뿐이다. 빨리 착시현상에서 벗어나야한다.

국내의료기관이 중국에 진출하면 누구와 경쟁해야할까? 바로 중국의료기관이다. 한류영향으로 성형미용분야에 한정됐던 프리미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중국 성형분야의 수준이 크게 발전했을 뿐 아니라 중국인 스타성형외과 의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의료는 개인의사의 해외출장진료를 시작으로 소규모클리닉, 규모 있는 전문병원, 종합병원이 통째로 해외에 수출되는 시대를 맞았다. 지금까지 빅5를 비롯, 대형종합병원, 전문병원 등 100여개 병원이 앞 다퉈 중국진출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이후 결과는 어떤가? 수출액이 금액으로 환산돼야하는데 그 어떤 통계도 없다. 의사의 출장진료수입을 의료수출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현재 중국에는 한국투자병원이 딱 3곳 있다. SCL 하나로의료재단이 투자한 항저우 한눠건강검진센터, SK텔레콤이 투자한 선전 SK비스타병원, 홍성범 전 BK성형외과 원장 개인이 투자한 상하이 서울리거성형병원이다. 이들은 중국의료법에 따라 설립된 정식 중외합자의료기관이다. 여기에 오라클피부과 등 몇몇 의원이 프랜차이즈로 간판을 걸고 있는 정도다. 나머지는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상태다.

이미 진출한 병원을 보면 특이점이 있다. 어느 하나 병원에서 투자한 곳이 없다. 국내 의료법상 비영리로 운영되는 의료기관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SCL은 병원수탁업체다. SCL의 투자는 디안진단이라는 중국 중견수탁업체와 합자를 통해 중국 검사시장진출을 위해서다.

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SK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커넥트라는 합작회사를 만들어 운영 중인데도 중국에서 제휴한 병원은 비스타라는 중국병원이다. SK텔레콤의 중국진출목적은 병원운영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격진료, 모바일 헬스케어시장진출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중국 사정을 잘 아는 중국 중견병원그룹 비스타와 손잡은 것이다.

서울리거의 경우 이미 코스메틱시장에 진출, 중국 화장품시장을 노리고 있다. 시작은 중국병원네트워크를 통해 상하이 주식상장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화장품시장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듯하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료기관설립에만 한정짓지 말아야한다. 중국에 진출한 의료기관 역시 진료수익에만 목매지 말고 브랜드가치를 창출하는데 힘써야하며 이를 통한 새로운 수익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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