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 “서러운 산재환자 보듬고파”
[좋은 의사]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 “서러운 산재환자 보듬고파”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6.02.24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ㆍ절망은 치료의욕도 꺾어… 희망 북돋우는 심리치유가 그 무엇보다 중요해

산재환자들은 서럽다. 재활의학은 중추신경계질환이 중심이다 보니 낙상, 교통사고 등 근골격계질환은 수가체계, 치료프로그램에서 소외됐기 때문. 여러 병원을 헤매던 환자는 마지막으로 근로복지공단의 문을 두드린다. 김영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진료부원장은 이들을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료수 1병이 가족외식이었을 정도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치료할 돈이 없는 서러움이 절절이 다가온다. 김영범 부원장은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 온 이후 환자를 위해 뭘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재재활에 모든 것을 바치자’는 이강우 병원장님을 따라 이곳에 터를 잡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환자 대다수가 근골격계질환자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렵죠. 아픈 것도 서러울 텐데 MRI촬영비가 부담돼 ‘CT로 안되겠느냐’며 미안해합니다. 치료환경도 열악해 중추신경계질환보다 재활치료프로그램이 부족해요.”

음료수 1병이 가족외식이었을 정도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 아픔이 절절이 다가온다. 김 부원장은 “환자를 위해 뭘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재환자들을 위한 산재시범수가를 시행중인 근로복지공단병원, 여기에 다양한 치료프로그램을 갖춘 대구병원에서 그가 뜻을 펼치려는 이유다.

“근골격계·수중재활치료 등 4개 프로그램을 갖춘 우리 병원은 상황이 한결 나은 편입니다. 일반병원은 이보다 훨씬 적으니까요. 산재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은 계속 개발돼야합니다. 개설을 앞둔 재활임상연구소는 의료진과 제 노력이 깃든 결과입니다. 앞으로 이 연구소가 산재재활치료의 선봉이 될 겁니다.”

여기에 김 부원장은 ‘심리치유’를 역설한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때의 절망감은 치료의욕을 꺾기 마련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희망을 북돋는 것도 의사역할이라고. 약물처방은 물론 회진, 재활치료에서 오가는 짧은 대화가 모두 심리상담이다.

“회복시간이 많이 필요할수록 안정감이 중요해요. 시간을 쪼개서라도 환자와 더 대화하려는 이유입니다. 촉진(觸診)이 많고 입원기간이 기니 의사, 환자 간 유대감이 어느 과목보다 두텁죠. 재활의학과만의 특징이랄까요? 이런 요소가 모두 치료효과를 높입니다.”

그래서일까? 침대생활에 지쳐 “휠체어 탄 사람이 부럽다”던 이가 두 발로 서고 어깨가 굳었던 할아버지가 ‘만세’하는 순간이 어느 때보다 값지단다. 그 행복을 잘 알기에 재발예방운동법도 적극 알리고 있다. 김 부원장은 “기존치료법을 넘어 예방차원의 재활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이 생각하는 ‘좋은 의사’란 무엇일까? “실력과 적정진료. 여기에 환자의 심신 모두를 치료할 수 있어야죠.”

<헬스경향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