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VS 과일주스
과일 VS 과일주스
  • 고정아 린 클리닉 원장
  • 승인 2016.02.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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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과일과 야채를 갈아 만든 주스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환자가 있었다. 상담을 통해 갈아 먹지 말고 생과일이나 야채 샐러드를 권했더니 그냥 섭취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며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다 그냥 섭취하기에는 많았던 양을 굳이 갈아서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야 아침 식사 형태를 바꿨다.    

설탕이나 음료수에 들어가는 과당은 몸에서 빠르게 흡수돼 글루코스 형태로 바뀐다. 글루코스가 혈액으로 들어가면 혈당이 오르고 혈당이 오르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돼 글루코스를 세포속으로 흡수되도록 하고, 간 등에 저장되도록 한다.

설탕, 과당 형태의 탄수화물, 정제된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이 신속하게 오르고 또 빠르게 분해돼 오히려 생리적인 저혈당 상태가 된다. 달콤한 음식을 먹은 후에 오히려 힘이 빠지고 어지럽거나 피곤해지는 것을 느껴봤을 것이다.

이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또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을 반복하면 당을 섭취해도 세포 안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고 이어 제2 당뇨병이 유발될 수도 있다.

그럼 과일 형태로 먹는 탄수화물은 어떨까. 단순 당이나 과당 시럽이 첨가된 주스나 음료수와 날 것으로 먹는 과일의 탄수화물에 차이가 있을까. 과일 또는 야채에는 다른 영양소 뿐만 아니라 섬유소가 포함돼 있다.

섬유소는 탄수화물이 당으로 분해되는 시간을 늦춰준다. 덕분에 혈당과 인슐린이 급격히 오르지 않고 서서히 오르고 서서히 떨어진다. 섬유소가 깨지지 않은 형태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 이유이다. 섬유소는 포만감도 늘려주고 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변비 예방 효과도 있으므로 다이어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이다.

고정아 원장

섬유소는 담즙산 배설을 촉진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가지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혈당등이 높아지거나 복부비만을 보이는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가공되지않은 신선한 형태의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갈아먹지 않고 신선한 음식 자체를 섭취하는 것은 씹는 자극을 통해 건강하게 먹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양을 줄이고 농축하여 손쉽게 먹는 것보다 씹어서 천천히 음식을 먹게해 포만감을 느끼고 적당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게 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진료실에서 잊지 않고 덧붙이는 조언이 하나 더 있다. 갈아먹거나 정제된 형태의 음식보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당의 양, 같은 양의 칼로리라면 당 뿐만 아니라 섬유질도 풍부하게 살아있는 음식을 먹으며 먹는 즐거움과 자극 또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몸에 좋은 음식이 곧 살이 찌는 않는 음식이거나 칼로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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