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이야기]서혜부탈장, 소아-성인 각각 달라
[탈장이야기]서혜부탈장, 소아-성인 각각 달라
  • 이성렬 | 담소유병원 병원장
  • 승인 2015.08.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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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장은 전체인구의 약 2%에서 나타나는 생활형 외과질환이다. 현재 우리나라인구가 5000만명을 넘었으니 한해에 약 100만명의 탈장환자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탈장은 발생위치에 따라 서혜부탈장·배꼽탈장·복벽탈장·방광상와탈장·대퇴탈장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서혜부탈장이 전체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단 서혜부탈장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경우는 아니다. 서혜부탈장은 발생기전에 따라 직접탈장과 간접탈장으로 나뉜다. 지난 8월 본원에서 발표한 소아탈장 3000례의 후향적 임상연구결과 소아환자 3000명은 모두 간접탈장이었다.

소아에서 간접탈장이 많은 이유를 살펴보자. 남아의 경우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복강 안에서 고환이 형성돼 태어나기 전 음낭으로 내려오는데 이후 내려온 길이 막히지 않으면 이것이 탈장구멍이 돼 간접서혜부탈장이 나타난다. 여아는 자궁을 잡고 있는 원인대가 내려오는데 여기가 열려있으면 탈장구멍이 돼 간접서혜부탈장이 나타나는 것이다.

소아는 대부분 간접서혜부탈장인 경우가 많지만 성인은 직접서혜부탈장 발생률이 20%정도로 소아보다 높다. 직접탈장은 나이가 들어 붙어있던 근육이 벌어지면서 생기는 탈장으로 고령환자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는 바지나 양말이 닳아 구멍 나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즉 나이가 들면서 복압을 많이 받는 부분이 부풀어 탈장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접탈장과 간접탈장은 탈장구멍의 위치가 해부학적으로 다르며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또 양쪽에 탈장구멍이 발견됐을 때 소아는 간접탈장이 대부분이지만 성인의 경우 한쪽은 간접탈장, 반대쪽은 직접탈장인 경우도 있다. 드물게는 한쪽에 직접탈장과 간접탈장이 동시에 생기는 판탈롱서혜부탈장도 있다. 따라서 50세 이상 환자들은 간접 및 직접서혜부탈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탈장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당일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수술이며 최근에는 복강경을 통해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탈장은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수술을 피할 수 없는 질환이기도 하다. 건강관리에 있어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시길.

<이성렬 | 담소유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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