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이야기]탈장재발 vs 이시성 대측탈장
[탈장이야기]탈장재발 vs 이시성 대측탈장
  • 이성렬 | 담소유병원 병원장
  • 승인 2015.08.1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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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술에 있어 재발의 위험성은 늘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탈장도 마찬가지다. 재발이 거의 없다고는 하지만 수술 후에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탈장수술재발과 이시성 대측탈장으로 인한 재수술은 명확히 구분돼야한다는 점이다.
 

탈장재발이란 말 그대로 수술부위에 다시 탈장이 생기는 것이다. 서로 당겨서 꿰맨 부위는 수술 후 장력에 의해 원상태로 벌어지려 하기 때문에 조직이 약해지면서 탈장이 재발할 수 있다. 또 수술직후 무리하게 운동하거나 무거운 짐을 운반하면 복압이 상승해 재발하기도 한다. 소아탈장의 경우 탈장낭을 찾지 못하거나 고위결찰수술이 제대로 안 돼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반대쪽에 생긴 탈장(이시성 대측탈장)을 재발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지난 세계탈장학회와 2015 KSELS(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탈장수술환자 2800명에 대한 임상연구결과 환자의 4%에서 수술 전 양쪽탈장증상이 있었지만 실제 수술할 때 양쪽에서 탈장구멍이 발견된 환자는 63%였다. 그만큼 양쪽탈장은 외관상으로 알기 힘들다.

이시성 대측탈장은 탈장이 재발한 것이 아니다. 개방식탈장수술이 주를 이루던 과거에는 탈장발생부위만 수술이 가능했다. 따라서 반대쪽 탈장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진단장비에 의존해야했고 양쪽탈장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았다. 따라서 진단율도 현재보다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거 외국의 한 외과의사는 시간경과에 따라 자연폐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여러 외과의사들의 임상연구결과 자연폐쇄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성인이 되면서 자란 몸에 비해 탈장구멍이 작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양쪽 탈장구멍의 크기가 비슷하면 반대쪽에 탈장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수술에서는 동시에 봉합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복강경수술이 보편화돼 지금은 집도의가 양쪽탈장가능성을 인지하고만 있다면 진단율은 100%에 가깝다. 과거 개방식탈장수술에 비해 복강경수술에서 진단율이 높은 이유는 수술용 내시경카메라를 통해 반대쪽 탈장구멍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해에 탈장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만 해도 6만명 이상이다. 외과에서 맹장, 담석증수술과 함께 가장 많은 환자발생률을 보이는 생활형외과질환인 것이다. 하지만 탈장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치료받는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아는 것이 힘이란 말이 있다.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때도 마찬가지다. 질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질병예방의 첫걸음이다.

<이성렬 | 담소유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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