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내력 기르기 ‘크레이트교육’
반려동물 인내력 기르기 ‘크레이트교육’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08.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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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툇마루 아래는 늘 바둑이가 쉬는 공간이었다. 넓은 마당을 두고 왜 바둑이는 그 좁고 어두운 곳에서 쉬는 것일까? 개는 지붕이 있고 몸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본능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개는 안심하고 자거나 쉴 수 있다. 따라서 반려견의 휴식과 잠자리도 이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해야한다. 지붕 있는 집을 제공해도 좋지만 이동 시 사용하는 크레이트(이동장)를 평소 집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평소 잠자리로 크레이트를 이용하는 경우 차를 타거나 애견호텔을 이용할 때, 동물병원에 입원할 때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크레이트에 잘 적응된 반려견은 혼자 있을 때도 불안감을 덜 느끼게 돼 분리불안증상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 밤새 크레이트 안에서 편안하게 자면 대소변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크레이트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원칙과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크레이트에 반려견을 억지로 넣지 말아야한다. 스스로 들어가게 하지 않고 억지로 집어넣는 순간 크레이트는 반려견에게 휴식공간이 아닌 감옥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크레이트 안에 간식과 장난감을 넣어주면서 좋은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다. 익숙해질 때까지 크레이트 안에 사료를 넣어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간식을 제공했는데도 크레이트에 들어가지 못하면 억지로 밀어넣지 말고 간식을 조금씩 제공하면서 천천히 익숙해지게 한 다음 간식을 크레이트 안으로 깊숙이 집어넣는다.

처음에는 간식을 계속 제공해 크레이트 안에서 반려견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익숙해지면 천천히 제공해 안에서 스스로 기다릴 수 있게 한다. 밖으로 나오려하면 재빨리 간식을 넣어줘 나오지 않게 한다.

세 번째는 반려견이 놀이나 산책 후 피곤한 상태일 때 크레이트 안으로 유도해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자게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크레이트 안에서 음식과 장난감에 집중하거나 잠들었을 때 크레이트 문을 잠시 닫아두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처음부터 너무 오랜 시간 가둬두지 말고 반려견이 불안해하기 전에 문을 열어줘야한다. 혹시라도 불안해하는 기색이 보인다면 먹을 것을 추가로 넣어줘 반려견의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반려견이 먹을 것에 비교적 잘 반응한다면 크레이트문을 잠가둔 상태에서 보호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계속 크레이트 틈으로 먹을 것을 제공한다. 지속적으로 간식을 제공해 반려견이 갇힌 것을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반려견이 크레이트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절대 가둬두지 말아야한다.

한편 보호자들은 벌을 준다는 명목으로 크레이트나 울타리에 반려견을 가둬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크레이트가 벌을 받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순간 반려견은 갇히는 것을 불안해하고 심하면 분리불안으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크레이트에 넣으려하지 말고 반려견이 크레이트를 집안가구처럼 친숙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크레이트 근처에서 밥을 먹고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면서 반려견이 점점 크레이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유도한다.

잘 참는다는 것은 비단 사람에게만 필요한 덕목이 아니다. 참을성을 배운 반려견은 어려운 상황이 생겨도 잘 견딜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크레이트교육은 반려동물에게 필수교육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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