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항암제’에 대한 기대와 한계
‘3세대항암제’에 대한 기대와 한계
  • 손정은기자 (jeson@)
  • 승인 2015.04.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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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환자 하면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머리카락이 빠져 모자를 쓴 창백한 얼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1세대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 없이 공격해 구토,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2세대항암제인 표적항암제는 특정유전자변이에 의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도 치료과정에서 표적암세포 주변의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부작용을 완전히 개선하지 못했고 내성이 나타난다는 한계를 보였다.
 

다행히 항암제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3세대항암제라 불리는 면역항암제가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면역항암제는 종양자체를 공격하는 기존항암제와 달리 인공면역단백질을 주입해 면역체계를 자극시켜 선택적으로 종양세포를 공격한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념이다.

이처럼 면역항암제는 이전 항암제와는 달리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구토, 탈모, 백혈구감소증 등의 부작용이 적고 표적항암제의 한계였던 내성문제에서도 보다 자유로워졌다. 면역항암제는 흑색종을 비롯한 폐암, 유방암, 위암, 식도암, 두경부암 등 약 30종의 암에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시장성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2020년 세계 항암제시장이 20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면역항암제는 10년 내에 350억달러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사이언스지는 2013년 ‘올해의 연구’로 면역항암제를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면역항암제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제약사는 로슈, 화이자, MSD, BMS, 노바티스 등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MSD와 오노약품공업이 식약처에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색종치료제로 면역항암제를 잇따라 허가받았다. 의료진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면역항암제가 환자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생존율 향상과 근본적인 암치료에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를 완벽한 치료제로 보기에는 아직 섣부르다. 표적항암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싼 가격은 많은 환자들의 발목을 잡을 테고 자가면역질환을 함께 가진 환자들에겐 투여가 어렵다는 점도 분명한 한계다.

<손정은기자 jeson@ 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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