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며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한 해를 돌아보며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 장은영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4.12.0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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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이다. 모든 분들이 한 해 동안 무사하고 안녕했기를 바라며 올 초의 마음가짐을 돌이켜보는 이들은 어떤 감정과 생각이 스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아마도 ‘나의 한 해는 어땠을까?’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잘 살아왔는지 또는 행복했는지를 가늠해주는 절대적인 잣대는 없다. 물론 이것저것 복잡하게 따지지 않고 ‘내 한해는 즐겁고 행복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고 복된 삶일 것이다.

 

복잡한 상념은 머릿속에서 떨쳐버리기 바란다. 자신의 한 해를 돌아보며 복잡한 계산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는 꼭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바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비교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우리는 애매하고 불확실할 때 비교한다. 즉 절대적인 잣대가 없을 때 상대적인 잣대를 활용하는 것이다. 한 해 동안 경제적으로 얼마나 넉넉했는지, 소득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위해 동료나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또 얼마나 성취했는지, 얼마나 높은 지위인지 알기 위해 입사동기와 자신을 비교하기도 하고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연초에 세운 자신의 계획과 현재 상태를 비교할 수도 있다. 물론 여기까지라면 우리의 정신건강에 별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 의해 사회비교가 우리 정신건강의 부정적 측면과 공변한다는 점이 알려졌다. 가장 대표적인 요인이 자존심과 우울감이다. 즉 자신을 존중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낮을수록 자신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다른 사람들을 많이 참조하고 비교하며 우울한 사람일수록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많이 비교한다. 게다가 비교 후에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왜 그럴까. 스스로를 가치 있게 여기고 긍정적으로 바라볼수록 자신을 평가하고 이해하는 데 다른 사람이 차지하는 부분이 작다. 자신이 즐기니까 좋아 보이고 자신이 이룬 것이니까 가치 있어 보이며 자신이 소유한 것이니 감사하게 여긴다. 반면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자신이 가진 것, 자신과 관련된 것,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된다. 물론 비교하고 나서 자신이 지닌 유형·무형의 자산이 좋아 보인다면 자존심이 높아질 것이다. 확신 없고 주저했던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자신이 가진 것에 확신이 없는 만큼 비교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가진 것들이 더 좋아보인다. 심지어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이들은 비교 시작 시점부터 마치 자신의 단점이나 결점을 찾아내고 이를 질책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우리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못난 점을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경쟁에서 졌기 때문에 인정해야 할 수도 있고 타인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성취나 발전을 이뤄서일 수도 있다. 이는 그 사람이 잘한 것이다. 그렇다고 당신이 못났거나 쓸모없는 사람인 것은 아니며 당신의 인생 전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특히 잘했는지 못했는지, 잘났는지 못났는지 애매하고 불확실해 우열을 가늠할 수 없다면 그대로 두면 된다. 그저 당신이 해낸 것과 이룬 것, 얻은 것, 소유한 것들을 좋아하면 된다. 그것들은 당신에게 있고 그 자체로 좋은 것이며 가치 있는 재산이다.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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