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줄 약
주사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줄 약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4.11.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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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에게도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는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지인 한 분이 “죽을 때까지 주사비용을 벌어야 하는 것보다 앞으로 계속 주사를 맞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더 괴롭다”는 말을 건넨 적이 있다.

세상에는 무수한 치료제가 있지만 어떤 질환은 이처럼 주사를 맞아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같은 고통을 겪더라도 주사를 맞는 것과 약을 복용하는 것은 환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다행인 것은 주사제만 있던 질환에 최근 들어 먹는 약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다발성경화증치료제 ‘오바지오’와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젤잔즈’다. 올 들어 출시된 오바지오는 국내에서 1차치료제로 허가받은 유일한 경구용 다발성경화증치료제다. 다발성경화증은 뇌,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가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공격해 시각장애, 배뇨·배변장애, 보행장애, 마비, 피로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런 환자들에게 오바지오는 하루 한 알 복용만으로 주사와 같은 효과를 낸다. 실제 임상자료를 보면 기존 인터페론계열 1차치료 주사제와 비교해 효과는 비슷하지만 편의성과 부작용은 훨씬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젤잔즈는 류마티스관절염의 대표생물학적제제주사제인 ‘엔브렐’을 개발한 화이자제품으로 건강보험급여 적용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젤잔즈는 1일 2회복용으로 주사제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으로 관절 주위를 둘러싼 활막이라는 조직의 염증 때문에 발생하며 국내 인구의 1%가 앓고 있다. 초기에는 손마디가 뻣뻣해지다가 관절의 연골이나 주위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마디가 휘고 굳어진다. 심한 경우 스스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조기사망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발성경화증과 류마티스관절염환자들은 주사를 맞아 관리해야 했기 때문에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또 주사부위에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면역원성에 의한 약효감소 등의 문제도 있었다.

특히 두 질병 모두 사회활동이 많은 30대 전후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먹는 약의 등장은 더 많은 환자를 주사의 공포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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