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신체부위에 흥분하는 ‘페티쉬’
특정 신체부위에 흥분하는 ‘페티쉬’
  •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 승인 2014.10.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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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발등에 집착하는 남성이 있었다. 맨발로 구두를 신으면 발등을 물끄러미 응시하거나 쓰다듬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는 여성의 매끈한 발등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적 흥분상태가 된다고 고백했다.

특정 신체부위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경우 페티쉬로 진단한다. 정신분석에서 페티쉬는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무생물, 신체 일부를 가리키는 용어다. 특정 부위나 사물을 보거나 만지거나 냄새를 맡을 때 성적 욕구가 생겨나는 것.

 

페티쉬는 주로 남성에게 나타난다. 흔히 발, 머리카락, 여성 속옷과 스타킹, 신발 등에 집착하며 신체적 기형에 흥분하는 사람들도 있다. 드물게 신체 점, 배설물, 겨드랑이 등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원생 임모(남·27) 씨는 “하얗고 늘씬한 발을 보면 저절로 흥분돼 만지거나 핥고 싶다”며 “발은 노출이 쉬우면서도 잘 감춰지는 부위이기에 더욱 은밀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비슷하게 여성의 하이힐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한 여성은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어 왼쪽 구두만을 전부 훔쳐갔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직장인 권모(남·30) 씨는 “살이 비치는 검정스타킹을 보면 성적 욕구가 발산되며 가끔 이를 찢는 행위를 통해 쾌락을 증대시키곤 한다”며 이어 “일종의 관음증과 소유욕이 함께 발동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특이하게도 상처페티쉬를 갖고 있었다. 상처부위를 애무하며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는 “상처에 접촉하면 그 사람의 아픈 기억을 포함한 전부를 공유, 소유하는 기분”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페티쉬를 주제로 한 성인사이트도 존재한다. 페티쉬코리아에서는 성인인증을 거친 회원 간 스타킹, 가슴, 란제리, 엉덩이, 각선미, 청바지, 코스프레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자료를 공유할 수 있게 돕는다.

페티쉬는 상대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성적 판타지를 이룰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페티쉬를 갖고 있는 사람 다수가 가피학성 이상성욕 등의 성도착증을 함께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만을 고집하기보다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사랑해야 오래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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